[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예능 ‘운명전쟁49’ 제작진이 순직 소방관 사주풀이 논란과 관련해 사과했다.

‘운명전쟁49’는 49인의 운명술사들이 모여 여러 미션을 통해 자신의 운명을 시험하는 신들린 서바이벌을 펼치는 예능 프로그램. 지난 11일 첫 공개된 가운데 첫 미션으로 망자의 사진과 생년월일, 사망 시점 등의 정보를 토대로 사인을 맞히는 미션이 진행됐다.

미션 과정에서 지난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철홍 소방교가 망자로 소개됐다. 운명술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고인의 사인으로 화재, 붕괴, 압사 가능성 등을 언급했고 일치하는 정보가 나올 때마다 패널들은 경탄을 금치 못했다.

방송 이후 일각에서는 순직한 소방관의 사인을 방송 소재로 활용한 것과 관련해 불편한 시선을 보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은 19일 “순직 소방공무원의 죽음이 예능의 소재가 될 수 없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운명전쟁49’ 제작진은 20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다 유명을 달리하신 김철홍 소방교님의 희생과 신념에 깊은 존경을 표하며, 유가족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사과문을 전했다. 이들은 “‘운명전쟁49’는 사람의 운명을 읽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프로그램 취지 상 여러 삶과 죽음이 소개될 것이었기에, 의미 있고 숭고한 사연을 되새기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 이것이 김 소방교님의 이야기를 택한 이유”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촬영에 앞서 유가족께 본 프로그램이 점술가들이 출연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며, 사주를 통해 고인의 운명을 조명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설명드리고 가족분의 서면 동의를 받아 초상, 성명, 생년월일시를 사용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고인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을 갖고 명복을 빌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족 및 친지들 가운데 사전 동의 과정에 대해, 방송 이후에야 전달받은 분이 있으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됐다. 계속해서 설명해 드리고 오해도 풀어드리겠다. 많은 분의 지적 또한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청자와 당사자 모두의 이해와 공감을 얻도록 노력하겠다. 상처 입으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