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제이원 인터내셔널 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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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배우 정일우가 연기자를 넘어 국내 영화 시장 지평을 넓히는 ‘웰메이드 외화 수입 투자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씨네필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화제작들의 크레디트에 투자자로 연이어 이름을 올리며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일우의 선구안이 돋보인 최근 작품은 18일 개봉한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노르웨이 영화 ‘센티멘탈 밸류’다. 영화는 제78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은 물론, 다가오는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9개 부문 후보에 오른 ‘대어급 화제작’이다. 영화 감독 아버지와 두 딸의 관계를 섬세하게 그려내 평단과 관객의 고른 지지를 얻고 있으며, 실관람객 평점인 CGV 골든 에그 지수에서도 97%를 기록하며 흥행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정일우는 배우와 감독의 삶을 투영한 서사에 매료되어 직접 투자에 나서 영화가 국내 관객과 만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일우의 안목은 이미 첫 번째 투자작인 ‘투게더’를 통해 증명된 바 있다. 지난해 개봉한 ‘투게더’는 관계의 한계에 부딪힌 커플의 몸이 붙어버린다는 독특한 설정을 품은 보디 호러 로맨스다. 기이하면서도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은 이 작품은 정일우가 수입 및 투자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큰 화제를 모았다.

사진제공|그린나래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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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정일우의 행보는 자연스레 배우 소지섭을 떠올리게 한다. 소지섭은 10여 년간 영화 수입사 ‘찬란’과 파트너십을 맺고 ‘필로미나의 기적’, ‘미드소마’, ‘유전’, 지난해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존 오브 인터레스트’와 ‘서브스턴스’ 등 30여 편이 넘는 다양성 영화에 꾸준히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정일우는 스포츠동아를 통해 ‘다양성 영화의 수호자’를 자처하 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정일우는 “관객의 시선에서 ‘좋은 이야기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내린 자연스러운 선택”이라며 “이런 활동을 통해 배우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시야 역시 확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향후 투자자로서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확고한 소신을 드러냈다. 정일우는 “진심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더 깊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작품에 대한 책임감을 조금 더 넓은 의미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