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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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리사가 2026 멧 갈라에서 단순한 참석자를 넘어 글로벌 패션계가 주목하는 핵심 인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리사는 한국시간 5월 5일 오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2026 멧 갈라 레드카펫에 참석했다. 올해 멧 갈라 전시는 ‘코스튬 아트’, 드레스 코드는 ‘패션 이즈 아트’로 제시됐다. 의상을 단순한 착장이 아니라 예술적 오브제이자 몸의 확장으로 해석하는 무대였던 만큼, 리사의 룩은 올해 주제와 강하게 맞물렸다.

리사는 올해 멧 갈라 호스트 커미티 멤버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는 리사가 단순히 초청받은 K팝 스타에 머무르지 않고, 행사 안에서 공식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인물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지난해 멧 갈라에 처음 참석했던 리사는 1년 만에 호스트 커미티 멤버로 격상되며 글로벌 패션계 내 입지를 더욱 분명히 했다.

이날 리사가 선택한 룩은 디자이너 로버트 운의 커스텀 의상이다. 순백의 시어 드레스에 거대한 베일, 그리고 베일을 들어 올리는 듯한 조형적인 팔 장식이 더해진 구조적 디자인이었다. 이 의상이 ‘더 베일’이라는 이름의 쿠튀르 피스로, 6만696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이 사용됐고 제작에 2860시간이 걸렸다고 전해졌다.

사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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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띈 디테일은 베일을 받치는 팔 장식이다. 로버트 운 팀이 리사의 실제 팔을 3D로 스캔해 이 장식을 제작했다. 이 팔 모티프는 로버트 운의 2025 가을·겨울 쿠튀르 컬렉션과 연결되면서도, 리사 본인의 신체를 직접 반영했다는 점에서 더 개인적인 의미를 갖는다.

해당 포즈는 태국 전통 무용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사는 태국 출신 글로벌 스타로서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패션 언어로 풀어냈고, 로버트 운은 이를 초현실적이고 조각적인 실루엣으로 완성했다. ‘본인의 팔’이 베일을 들어 올리는 구조는 마치 리사가 스스로를 드러내는 장면처럼 읽히며, 올해 드레스 코드인 ‘패션 이즈 아트’와도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이번 룩은 리사의 멧 갈라 서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점이다. 2025년 루이비통 룩으로 멧 갈라에 데뷔했던 리사는 2026년에는 호스트 커미티 멤버이자 로버트 운의 커스텀 쿠튀르를 입은 주인공으로 돌아왔다. K팝 스타가 글로벌 브랜드의 옷을 입는 차원을 넘어, 자신의 몸과 문화적 정체성을 디자인에 직접 반영하는 단계로 나아간 셈이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