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배우가 대중에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식은 많다. 작품 캐릭터, 인기, 외모, 흥행 성적 등이다. 그리고 이 모든 부분에서 고른 존재감을 보인 배우가 또 하나 등장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약한영웅 Class 2’, 영화 ‘왕과 사는 남자’(약칭 ‘왕사남’), 티빙 오리지널 ‘취사병 전설이 되다’(극본 최룡, 연출 조남형)를 통해 대세 반열에 우뚝 선 배우 박지훈이다.

“사실 걱정이 많았어요.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찍을 때) 고생이 많았거든요. 가만히 있어도 옷이 젖을 정도로 더운 여름에 촬영을 시작해 올해 1월에 마쳤어요. 한창 추울 때였죠. 다들 고생한 만큼 많이 봐주셨으면 했는데, 많이 분이 좋아해 주세요. 지인들도 재미있다고 하니 내심 잘했구나 싶더라고요. 같이 호흡한 배우들, 제작진에게 감사해요. ‘좋은 작품을 또 하나 남겼다’라고 생각해요.”

덤덤하게 제작진에게 공을 돌리는 박지훈. 전작 ‘왕사남’에서는 광천골 사람들이 해준 음식을 받아먹는 단종 이홍위를 분했다면, ‘취사병 전설이 되다’에서는 강림초소 병사를 위해 음식을 해야 하는 취사병 강성재를 연기했다.

“사실 제가 요리를 엄청 못해요.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하면서 요리에 관심이 생기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래서 출연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가 코미디 연기를 좋아해요. 현장에서 (코믹한 장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실제로 현장에서 대본 외에 장면도 많았고요. 감독님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어요. 하고 싶은 연기를 다 해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요리 실력은 늘었을까. 정답은 아니다. “(작품을 위해) 요리 학원을 다녔어요. 애초 관심 없긴 했지만, (요리와) 조금 가까워질 줄 알았는데 더 멀어졌어요. ‘정말 요리하지 말아야지’ 싶었어요. (웃음) 추후 입대하더라도 ‘취사병은 가면 안 되겠다’라고 생각했어요. 하하하. (큰 웃음)”

박지훈은 팬들 사이에서도 ‘밀덕’(밀리터리 덕후)으로 유명하다. ‘취사병 전설이 되다’를 통해 군 생활을 간접 체험한 기분에 대해 “정말 재미있게 놀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정말 추웠어요. 온몸에 핫팩을 안 붙이면 동상에 걸릴 거 같을 정도로 시린 추위였어요. 그런데도 그 순간마저도 재미있더라고요. 혼자 장난하는 초등학생처럼 몰입했어요. 나무 뒤로도 뛰어다니고, 정말 재미있게 놀았어요. 비하인드 영상이 없어 아쉬워요.”

작은 체구에 여린 감성을 떠올렸다면, 오판이다. 박지훈은 대놓고 ‘상남자 스타일’이다. 시쳇말로 ‘테토남’으로 보일 수 있는 해병대 입대도 꿈꾼다.

“정확한 입대 시점은 아직인데, 가능하다면 제가 덜 힘들 때 빨리 다녀오고 싶어요. (웃음) 사실 해병대에 들어가려면 내년에는 가야 해요. 그래서 갈 생각이에요. 미루지 않으려고요. (해병대) 수색대는 시험도 봐야 하는데 떨어져도 해병대는 꼭 갈 거예요. (다른 배우들을 보니) 최근에는 작품을 많이 찍고 공백기를 짧게 느낄 수 있도록 하더라고요. 그런 식이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박지훈은 사실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룹 워너원이자 솔로 가수이기도 하다. 한동안 작품 활동하면서 잠시 미뤄뒀던 아이돌 박지훈을 최근 다시 소환했다.

“여러 작품에서 출연 제안을 주시는 건 감사하지만, 당분간 아이돌 활동에 전념하려고 해요. 일단 팬미팅과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가수로서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팬들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무대 위에 제 모습이 그립기도 했고요. 팬들과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일부 배우들은 작품이 잘되면 으레 태도가 달라진다. 하지만 박지훈은 이를 극도로 꺼린다. ‘극혐’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거들먹거리는 행동을 개인적으로 너무 싫어해요. 작품이 잘됐다고 으스대는 행동을 ‘극혐’해요. 혼자 잘한 게 아니잖아요. 그런 행동이 너무 별로예요. 그래서 ‘왕사남’이 잘 됐어도 기분은 좋지만, 그렇게 들뜨지 않는 것 같아요. 많은 분의 노고 덕분이죠. 앞으로도 언행을 주의하려고 해요. 전 팬들과 오래 함께하고 싶거든요. 팬들은 저에게 사랑 그 이상이에요. 긴 시간을 함께해 주고 사랑해 주고 좋아해 주세요. 저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같은 존재예요. 오랫동안 함께하고 싶어요.”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