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장보규도 공백기엔 장사 없네

입력 2019-10-30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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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역주하는 선수들. 공백기 후 복귀한 선수들은 부상 후유증 및 실전 감각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기존 인지도만으로 베팅하는 것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 벨로드롬 경기장에서 역주하는 선수들. 공백기 후 복귀한 선수들은 부상 후유증 및 실전 감각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기존 인지도만으로 베팅하는 것에 주의가 요구된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가을 경륜 ‘공백기 후유증’ 경계령

5개월간 부상 공백 끝에 이달 복귀
아직 우승은 커녕 2착 승부도 전무
컴백 이효석·이홍주도 초라한 성적


최근 부상 또는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 공백을 가졌다가 다시 레이스에 복귀한 경륜선수들이 있다. 이들은 예전의 기량을 그대로 인정받으며 시합에 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막상 경주에서는 경기력에 문제점을 드러내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이효석(12기, 대전)은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1년 반의 공백 끝에 10월에 복귀전을 가졌다. 우수급에서도 간간이 착순권을 노리던 과거 기량을 인정받아 매 경주 시드를 받아 출전했다. 복귀전이었던 광명 40회차 11일 금요일 광명 5경주에서는 선발급 기존 강자인 김도완, 이흥주를 밀어내고 최저배당을 형성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김도완, 이흥주는 물론 복병급 이범석에게까지도 밀리며 4착을 기록하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성적 또한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음날 토요 광명 4경주에서는 선발급 강자 이재일, 정찬건을 밀어내며 가장 많은 인기를 모았으나 2착에 그쳤다. 다소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던 일요 광명 3경주에서도 배당 인기순위 1위를 기록했으나 김재국의 선행을 활용하는 유리한 위치에서 역전에 실패했다. 설상가상으로 뒤를 마크하던 안성민에게도 추월당하며 3착에 그쳤다. 다음 회차인 광명 41회차도 출전했지만 금요일 5착, 토요일 3착, 일요일 3착으로 자존심을 회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인지도가 추락하는 결과를 만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특선급에서 믿음직한 선행형으로 군림했던 이홍주(12기, 충남 개인)도 마찬가지다. 우수급으로 강급된 첫 시합에서 낙차를 당해 3개월간의 공백기를 가진 뒤 광명 40회차 11일 금요일 광명 13경주로 복귀했다. 예전 특선급에서의 기억과 강급자라는 메리트를 앞세워 가장 많은 인기를 확보했지만 과거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채 7착을 기록했다. 이후 토요, 일요 경주에서도 양축으로 인정받았지만 4착과 5착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가장 많은 선행 우승 횟수를 보유한 레전드 장보규(1기, 대전)도 상황은 비슷하다. 훈련 중에 당한 낙차 부상으로 인해 5개월간 쉬다가 10월에 출전했다. 예전에 비해 득점과 인지도는 떨어졌지만 부상 직전 보여준 선행 시속만 따진다면 강자들과 견줄 수 있는 기량, 혹은 강자들이 의지할 수 있는 선행형 선수였다. 복귀 당시 당연히 인정을 받는 흐름이었으나 복귀전인 광명 39회차 4일 금요 광명 8경주에서 자신 있는 선행승부를 펼치지 못해 7착을 기록했다. 이어 토요 광명 8경주에서도 한 수 아래 자력 능력을 지닌 권성오와의 주도권 경합에서 지며 이틀 연속 7착이라는 수모를 당했다. 이후 네 경주를 더 출전했으나 우승은 커녕 2착 승부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이 이어졌다.

‘마지막 한 바퀴’ 김동우 씨는 “기존 강자급 인지도를 갖춘 선수들이 공백기 이후 복귀전을 치를 때는 과거 인지도 때문에 많은 인기를 모은다. 하지만 공백기로 인해 컨디션이나 부상 후유증 또는 장비 적응, 실전감각 등 다양한 부분에 문제점을 지닐 수 있다. 무조건 인지도만을 맹신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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