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접근성 높여야 대중화 가능
2030년 50만대 규모 생산체제 구축
현대차가 선보인 세계 최초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넥쏘는 5분 충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590km를 주행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수소전기차 생태계가 완벽하게 구축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다.
수소차 자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수소전기차 구입과 보유 비용을 더 낮춰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수소 생산 비용과 수소 충전소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대폭 줄여야 한다. 현재 수소충전소를 1개 구축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30억 원으로, 짧은 시간에 인프라를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현대차는 수소 생산 및 충전소 관련 해외 혁신기술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수소전기차의 경제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30일 스웨덴의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기술 전문업체 ‘임팩트 코팅스,’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기술업체 ‘H2프로’,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 등 3사와의 전략투자 및 공동기술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료전지 개발에서부터 수소생산 및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수소전기차 관련 혁신기술을 상용화시켜 수소전기차의 제조원가와 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기 위해 전략적 선택이다.
● 스웨덴 ‘임팩트 코팅스’, 연료전지 제조비용 절감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의 ‘심장’으로 꼽히는 연료전지 제조비용을 대폭 낮추기 위해 스웨덴 ‘임팩트 코팅스’사와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임팩트 코팅스가 보유한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 기술인 ‘물리기상증착(PVD) 세라믹 코팅’ 기술을 고도화시켜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해서다.
‘물리기상증착 세라믹 코팅’ 기술은 수소전기차 스택을 구성하는 연료전지 분리판 표면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소재로 세라믹을 사용하는데, 세라믹은 기존 연료전지 스택에 사용되고 있는 코팅소재인 귀금속에 비해 가격이 훨씬 낮다. 낮은 원재료 가격만큼 스택 생산원가 역시 낮아져, 결과적으로 수소전기차 판매가격을 낮출 수 있다.
● 이스라엘 스타트업 ‘H2프로’, 고효율 수소 생산기술 확보
현대차가 ‘이스라엘 ‘H2 프로’에 투자한 이유는 수전해 기술을 이용해 수소 생산 원가를 낮춰 경제성 확보에 나서기 위해서다. ‘H2프로’의 수전해 기술은 고가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독자촉매를 사용해 분리막 없이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술을 이용하면 고가의 분리막 탑재·보수 비용이 전혀 들지 않고 수전해에 필요한 전기량도 기존보다 적게 들기 때문에 수소생산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다. 향후 ‘H2프로’의 수전해기술이 고도화되면 한 장소에서 수소 생산과 충전이 동시에 가능한 온사이트(On-site, 현지 공급)형 수소충전소 구축도 가능해진다.
● 스위스 ‘GRZ 테크놀로지스’, 수소 저장 및 압축 원천기술 확보
현대차는 스위스 ‘GRZ 테크놀로지스’사의 저압 수소저장 기술과 독자 수소압축·충전 기술을 고도화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킨 수소 충전소 관련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GRZ 테크놀로지스’만의 독자 금속수소화물 수소저장탱크는 일반 수소저장탱크의 저장 압력인 200~500bar(바)에 대비 현저히 낮은 10bar(바)로도 기존보다 약 5~10배 많은 양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안전성과 효율성이 탁월하다. 또한 기계식 수소 압축·충전 기술보다 더 뛰어난 압축·충전 기술도 보유하고 있어 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지영조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사장은 “연료전지 분리판, 수소 생산, 저장 및 압축 기술을 보유한 혁신 기업 투자를 통해 수소전기차 원가 저감 및 수소 인프라의 경제성과 안전성 강화를 기대한다”며 “수소전기차에 대한 고객의 접근성을 높여 대중화를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그룹은 2018년 12월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2030년 국내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약 124곳의 국내 주요 부품 협력사에 총 7조6천억 원(누적)을 투입해 수소 산업 생태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