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4연패…이정철 해설위원 “불안감 떨쳐내라” [2023 VNL]

입력 2023-06-06 14: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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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여자배구가 또 다시 망신을 당하고 있다. 벌써 4연패다. 지난해 12전패의 악몽이 되풀이될까 우려된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끄는 여자배구국가대표팀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1주차 경기에서 튀르키예, 캐나다, 미국, 태국에 연거푸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참가 16개국 중 한 세트도 얻지 못한 팀은 한국과 크로아티아뿐인데, 한국이 점수 득실률에서 앞서 15위로 1주차 일정을 마쳤다.

한국은 매 경기 초반부터 쉽게 무너졌다. 몸이 풀리지 않은 탓인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 때문인지 4경기 모두 1세트에는 20점을 넘지 못했다. 또 추격전 끝에 어렵게 듀스를 만들고도 역전에 실패했다. 앞서가는 상황에선 매듭을 짓지 못한 채 역전을 허용했다. 태국전 2세트에 듀스 접전 끝에 26-28로 진 것이나 튀르키예전 3세트(24-26), 미국전 2세트(25-27) 등에서도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런 부진에 대해 이정철 SBS 해설위원은 “불안감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은 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을 지냈고, IBK기업은행을 이끌고 V리그 정상에 오른 여자배구 전문가다.

우선 이 위원은 ‘섬세한 배구’를 주문했다. 그는 “서양 선수들에 비해 우리가 파워 면에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조금 더 섬세하고, 효율성 높은 배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섬세한 배구를 하기에는 범실이 너무 많았다. 볼이 정면으로 오는데도 컨트롤이 제대로 되지 않아 안정된 리시브가 되지 못했다. 이 위원은 ‘볼 다루는 감각’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볼을 다루는 감각이 중요한데, 이게 발달되지 않으면 다음 플레이가 제대로 될 리 없다”며 “태국은 볼을 다루는 수준이 상당히 발전했고, 일본은 높은 수준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공격도 문제다. 스텝, 스피드, 공격의 과감성 등이 들쑥날쑥했다. 기복이 심하다보니 앞서면서도 불안한 것이다. 이 위원은 듀스 상황에서 무너진 것을 두고 ‘심리적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5점 정도 앞서면 세트를 따내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불안감을 떨쳐내야 한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자신감 있는 경기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은 브라질로 이동해 브라질, 일본, 크로아티아, 독일을 상대로 2주차 경기를 펼친다. 대회 첫 승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이 위원은 “세대교체 과정에서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승점을 따내는 것도 중요하다. 2주차부터는 베스트 멤버를 정해놓고 꾸준히 가야 거기에서 조직력도 생긴다”고 조언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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