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기세, 준비된 몸에서부터…한 곳 보는 롯데 트레이닝파트의 ‘티키타카’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3-06-09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롯데 김현욱 컨디셔닝코치, 엄정용 S&C코치, 김태현 트레이닝코치, 임재호 트레이닝코치, 이대승 트레이닝코치(왼쪽부터 시계방향).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서로 ‘티키타카’가 되니까요.”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바람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선수들을 돌보는 트레이닝 파트의 끈끈한 ‘티키타카’도 돋보인다. 롯데는 치료와 보강운동을 맡는 치료 파트, 효율적 힘 전달과 영양 관리를 연구하는 S&C(Strength and Conditioning) 파트, 투수진의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컨디셔닝 파트 등 기존 트레이닝 파트를 3개로 세분화해 체계적 관리를 꾀하고 있다. 김태현 트레이닝 코치(36)는 “이전과 달리 파트가 나뉘면서 각자 맡은 임무에도 책임감이 더 생긴다”며 “분야가 다르니 여러 시각으로 선수들을 살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티키타카’도 잘돼 트레이닝 파트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롯데 김현욱 컨디셔닝코치, 엄정용 S&C코치, 김태현 트레이닝코치, 임재호 트레이닝코치, 이대승 트레이닝코치(왼쪽부터 시계방향).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건강히, 또 꾸준하게”

롯데의 궁극적 목표 역시 부상 방지와 경기력 유지다.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끌고 갈 체력과 신체적 기능을 유지하려면 파트별 연계는 필수다. 치료 파트와 S&C 파트가 경기를 전후로 선수들의 피로도와 치료상황을 확인해 전달하면, 김현욱 컨디셔닝 코치(53)는 러닝 등의 프로그램을 구성해 토대를 세우고, 엄정용 S&C 코치(35)는 선수 유형에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 프로그램과 파워, 순발력 훈련을 덧입힌다. 치료 파트는 경기 직전까지도 스윙과 투구에 쓰이는 관절의 가동범위를 확보하고 보강해 선수들이 당일 경기에 최상의 상태로 나설 수 있게 돕는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지금의 방식으로 준비한 결실이 드러나는 분위기다. 롯데에 11년째 몸담고 있는 김태현 코치의 눈에도 차이가 확연했다. 선수들의 체중은 물론 근육량과 체지방 수치 등 여러 생체 수치가 정규시즌에도 대부분 유지되고 있다. 투수 나균안은 “지난겨울부터 코치님들을 믿고 따르며 훈련한 결과가 나오는 듯하다”며 “처음에는 (바뀐 방식에) 적응이 필요했지만, 차츰 익숙해지면서 경기력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욱 코치는 “코치들이 서로 도우니 선수들의 몸도 체계적으로 잘 준비되고 있다”며 “(롯데에) 처음 왔을 때에 비해 선수들의 몸만이 아닌 훈련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야구는 ‘파워 스포츠’잖아요”

롯데는 1· 2군 선수들이 어떻게 하면 파워와 스피드를 효과적으로 내고, 최상의 경기력을 내기 위해선 몸에 어떤 영양이 필요한지 깨우치도록 돕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인 엄정용 코치와 유승훈 퓨처스(2군) S&C 코치(25)를 영입한 이유다. 퓨처스팀에선 바이오메카닉 학위를 가진 김혜리 박사와 함께 파워, 순발력 테스트를 진행하는데, 그 밖의 S&C 파트 프로그램은 동일하게 진행된다. 엄정용 코치는 “퓨처스팀의 선수들이 1군에 왔을 때도 훈련을 지속할 수 있게 동일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다”고 밝혔다.

단시간에 힘을 최대로 내면 이에 따른 피로도를 회복하는 작업이 필수다. 롯데는 원정경기에서도 선수들이 이를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웨어러블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피로 회복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S&C 파트에선 이를 젖산 수치로 확인한 뒤 훈련강도 조절, 영양 섭취 등으로 관리하고 있다. 유승훈 코치는 “야구는 뇌신경도 많이 작용하는 스포츠”라며 “몸으로만 하는 스포츠가 아니니까 선수들의 운동수행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밀한 영역까지 신경 쓴다”고 말했다.

올 시즌 사직구장 클럽하우스에 신설된 ‘뉴트리션 하우스’에서 자신의 몸에 필요한 영양 성분을 직접 확인해 리커버리 셰이크 제조를 요청한 롯데 신인 김민석(왼쪽)과 제조부터 관리를 모두 담당하는 김준래 매니저.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올 시즌 클럽하우스에 ‘뉴트리션 하우스’로 이름 붙인 리커버리 셰이크 바도 설치해 훈련효율과 경기력 향상, 영양 개선, 피로 회복 효과를 극대화했다. 시행 초기 하루 10~12명이 이용하던 이 곳을 찾는 선수는 부쩍 늘었다. 담당자인 김준래 매니저는 “경기 전후로 선수들이 각자 필요로 하는 영양성분에 따라 맞춤 셰이크를 만든다”며 “피로 회복과 감소, 근 손실을 막는 효과도 볼 수 있어서 선수들의 관심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한 손에 셰이크잔을 든 모습이 자연스러워진 박세웅, 나균안, 최준용, 고승민 등 선수들은 “내 몸이 좋아지는 좋은 습관을 들인 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