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던 10대 소녀가 SNS에서 유행하던 위험한 챌린지를 따라하다가 뇌사에 빠진 끝에 결국 숨졌다.
10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인디펜던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9세 레나 오루크는 최근 SNS에서 퍼지고 있는 ‘더스팅 챌린지(Dusting Challenge)’ 영상을 촬영하던 중 쓰러졌다. 당시 레나는 키보드 세척용 스프레이를 들이마신 것으로 전해졌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난 1일 결국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원인을 ‘흡입제 남용에 따른 돌연사 증후군(Sudden Sniff Death Syndrome)’으로 판단했다. 스프레이에 포함된 휘발성 화학물질이 폐와 주요 장기에 급격한 손상을 일으킨 것이다.
‘더스팅 챌린지’는 ‘크로밍(Chroming)’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스프레이형 세척제나 탈취제, 페인트 희석제 등에 포함된 휘발성 화학물질을 코나 입으로 흡입하는 행위를 뜻한다.
휘발성 물질은 뇌를 자극해 순간적인 환각이나 쾌감을 일으킬 수 있지만, 그 대가는 치명적이다. 발작, 혼수상태, 심장마비 등 중대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센터 중환자실 책임의사인 랜디 와이즈먼 박사는 “흡입한 가스가 체내 산소를 대체하면서 폐와 주요 장기에 급격한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며 “몇 분 사이에도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레나의 가족은 스프레이 제품의 접근성을 지적했다. 유족은 “이 제품은 누구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냄새도 거의 없어 부모가 눈치채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레나는 늘 ‘유명해질 거예요. 꼭 지켜봐 주세요’라고 말했다”며 “하지만 선택한 방식은 너무나 위험했다”고 말했다.
더스팅 챌린지와 관련된 사고는 이미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23년 호주에서는 13세 소녀가 탈취제를 흡입한 뒤 뇌 손상으로 혼수상태에 빠졌고, 끝내 사망했다. 같은 해 영국의 11세 소년 역시 독성 스프레이를 마신 뒤 심장마비로 숨졌으며, 또 다른 12세 소년도 유사한 방식으로 시도하다 심정지를 일으킨 바 있다.
미국 약물 남용 및 정신건강 서비스국(SAMHS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약 55만 명의 12~17세 청소년이 휘발성 흡입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가 청소년의 모방 심리를 부추겨 더 많은 비극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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