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해’ 유연석 “답답한 ‘고구마 백개’ 드라마…그게 매력”(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2-10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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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연석이 JTBC 드라마 ‘사랑의 이해’를 통해 멜로의 정석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랑의 이해’가 답답한 드라마라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게 드라마의 매력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유연석은 9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유연석은 인터뷰를 시작하며 “드라마 촬영은 연말에 마쳤고, 새해에 좀 쉬다가 2월 때문에 홍보 때문에 바빠지는 것 같다”라고 운을 뗀 뒤 “너무 기분 좋다. 처음 드라마를 보신 분들은 계속 열띤 토론을 하시면서, 시청자들이 두텁게 형성되면서 많이 사랑해주시는 것 같다. 주변에서도 응원 문자나 드라마 잘 본다는 연락을 많이 받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라고 ‘사랑의 이해’ 종영 소감을 말했다.


‘사랑의 이해’를 향한 시청자들의 다양한 반응에 대해 유연석은 “드라마를 볼 때 채팅을 실시간으로 켜놓고 보기도 했다. 홍보팀을 통해 커뮤니티 반응을 전달 받으면 ‘고구마 백 개를 먹으며 보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시더라”라며 “그런 드라마인 것 같다. 답답한 드라마다. 보고 있으면 답답하고 생각이 많아지고 이해가 안 가고, 속상한 부분도 있고 그런 걸 느끼면서 보는 드라마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사랑의 이해’에서 유연석이 연기한 하상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상수의 감정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했다. 상수가 온전히 느끼는 감정들을 집중해서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이야기의 전개나 선택들은 누군가의 입장에서는 응원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어떤 시선에서는 가슴 아플 수도 있지만, 배우로서 모두를 이해시키는 드라마가 아니다. 어긋난 상황들을 보여주고, 거기서 느끼는 감정들을 보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상수의 감정을 잘 전달해보자는 거였다. ‘전개는 노이해지만 상수의 감정은 이해된다’ ‘멜로 눈빛을 장착해서 감정을 설득시킨다’라고 하던데 우리 드라마는 그런 드라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일 ‘사랑의 이해’ 마지막회는 누군가 연결되거나, 누군가를 선택하지 않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유연석은 “좋았던 것 같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여지를 남겨둘 것 같아서, 결말을 좋게 생각한다. 선택을 하고 그러진 않는다. 드라마 상에서는 12부가 원작에서의 끝이다. 누군가 선택해서 아파하고 그런 건 아니었다”라고 말했다.

‘사랑의 이해’에서 하상수의 담배에 많은 의미부여를 하게 했다. 극중 안수영(문가영 분)과 잘 될 때마다 담배가 등장하기 때문. 이에 유연석은 “담배라는 설정 자체가 끊으려고 하는데 끊어지지 않는 거다. 나는 그렇게 이해했다. (상수가) 중간에 담배를 끊는데, 미경(금새록 분)에게 집중하고 수영을 끊어내려고 한다. 그게 자꾸 쉽지 않다. 자꾸 손에 댔다가, 안 피우기도 한다. 다시 피운 건, 수영과의 만남 이후의 표현이지 않았을까 싶다. 민박집에서 키스를 하고 나서, 그런 표현들 보다 비유적인 표현이라고 이해해주시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유연석이었다면 안수영 같은 여자를 사랑할 수 있을까. 유연석은 “실제로 그런 상황에 놓여있지는 않아서 모르겠다. 수영이에 대한 마음이 나의 망설임에서 비롯된 연민의 마음이 좀 큰 것 같다. 계속 마음 쓰이게 하는 사람이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을 거다. 드라마 초반부에 망설임을 들키게 되니, 그때부터 사랑이 어긋나고 크게 돌아가게 됐다. 그러다보니 계속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다. 그건 감당의 문제는 아니고, 계속 마음이 가는 거다. 그게 수영이라는 존재인 것 같다” “나는 빨리 가고 약속시간에 늦지 않았을 것 같다. 그리고 중간에 계산을 먼저 했을 거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그러면서 유연석은 극중 하상수와 실제 유연석의 공통점을 묻자 “여유로운 집안의 사람으로 보지만, ‘어릴 때부터 원한 건 평범이었다’는 말을 수영이에게 하는 말이 있다. 어릴 때 나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아버지가 교수셨지만, 지방에 살다가 고등학교 때 경기고 8학군에 떨어졌다. 생각보다 벽이 많이 느껴졌다. 어릴 때 상수가 느꼈던 감정들이 이해가 됐다”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또 유연석은 ‘사랑의 이해’에서 화제를 모았던 키스신과 관련해 “그 키스신 전에 대사들이 좋았다. 시합에서 진게 아니라, 수영이에게 끊어내려고 했던 당신에게 두 손 두 발 다 들고 졌다고 하는 것 같았다. 그 이후에 키스신을 하면 바닥이 미끄러우니까 움직이게 됐다. 감독님도 미끄러지는 스케이트를 보여주고 그랬던 것 같다. 색다른 그림이라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 라며 “키스신은 배우들이 실제로 좋다고 키스를 하면 그게 예쁘게 안 담기고, 보시는 분들이 예쁘게 몰입할 수 있게 각도나 그런 걸 생각해서 감독님과 계획하고 찍어야한다고 생각한다. 액션신처럼 촬영 전에는 각도나 설정을 잘 계획하고 시작했다. 그러면 오히려 예쁘게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키스신 때는 감정신이라기 보다 액션신에 가깝다고 촬영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유연석은 ‘사랑의 이해’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문가영에 대해 “가영 씨 같은 경우에는 연기 경력이 나이에 비해 오래됐고, 아역 출신이라 굉장히 씬에 순간적인 집중이 좋았다. 나랑 농담을 하다가도 금방 집중을 하더라. 좋았던 건, 나이 차이가 실제로는 날 수도 있는데 가영 씨가 허물없이 지내다보니 그게 촬영하면서도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연기를 성숙하게 잘 해주셨다. 디테일하고 섬세한 감정들이 중요한 드라마다. 시선처리, 손끝하나가 중요한 작품이었는데, 그런 표현을 디테일하게 잘 해줬다”라고 말했고, 금새록에 대해서는 “새록 씨는 정통멜로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나와 하면서 실제로도 관계성들을 몰입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나에게 ‘오빠’라고 안 하고 ‘선배’라는 호칭을 쓰면서 극중 상황에 몰입하려고 했다. 후반부 이별씬 촬영 내내 집중하려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보시는 분들도 후반부 미경이의 안타까운 감정선들을 굉장히 공감해주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유연석에게 ‘사랑의 이해’는 어떤 작품일까. 유연석은 “그래서 그냥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어떤 다른 장치들이 많은 것보다 그냥 사랑이야기, 우리 옆에서 볼 수 있는 흔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주는 우리 드라마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고, 보시는 분들도 몰입하고 공감하고 때로는 답답해하시면서 보셨던 게 아닌가 생각한다. 물어볼게 많은 드라마일 것 같았다. 드라마로 집중해서 인터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오늘 자리를 하게 됐다”라고 정의내렸다.

또 유연석은 “황정민 선배가 문자를 하셔서 드라마를 잘 안 보는데 재밌게 보고 있다고 하셔서 힘이 됐다. 선배님이 느와르를 많이 하시는데 멜로 하니까 좋아 보인다고 잘 보고 있다고 격려하셔서 기분이 좋았다”라고 ‘사랑의 이해’를 향한 주변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사랑의 이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묻자 유연석은 “은근 힘들기도 했는데, 캠퍼스 언덕길 장면이 올라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거기서 했던 대사도 기억에 남는다. 그 캠퍼스 장면이 마지막회에도 반복이 된다. 그 공간에서 찍은 촬영이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건축학개론’도 그쪽에서 찍었었다. 그때 당시 캠퍼스가 경희대학교 강의실 주변들이었는데, 거기서 또 오랜만에 다른 종류의 사랑이야기를 시간이 10년 지나서 거기서 그 장면들을 찍었는데 소회가 남달랐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유연석은 “정말 잘 만든 드라마다. 그리고 이런 드라마 또 나왔으면 좋겠다. 이 배우들 때문에 물론 답답하기도 했지만, 마지막회를 보시고 ‘그래도 좋았다’라고 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시청률로 판단하기에는 주변의 반응들이나 소감들이 너무 좋게 이야기를 해주셔서, 답답했지만 인생 멜로였다고 해주시면 행복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유연석은 ‘운수 오진날’을 통해 연쇄살인마로 변신, 새로운 연기 도전에 나선다. “악역을 예전에 해서, 날선 모습들을 좋아하시는 부분들이 있었다. 근래 그런 모습을 보여드렸으니, 새로운 이미지가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웹툰 원작 ‘운수 오진날’에 나오는 캐릭터를 하게 됐다. 새로울 것 같다. 안 보셨던 모습을 보실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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