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문’ 도경수 “마음 편해지는 배우 되고파…연기+노래는 평생”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8-05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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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도경수가 영화 ‘더 문’을 통해 우주에 고립된 우주인으로 변신했다. 그간 배우로서 의심의 여지 없는 연기력을 선보인 그가, 이번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능력치를 증명해 냈다.

도경수는 지난 7월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더 문’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도경수는 “선우는 우리호의 막내 대원이다. 우주로 떠나게 되다가 예기치 못한 사고로 동료 대원을 잃고 혼자 고립이 된다. 어떻게든 미션을 성공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용기도 있고 엄청 용감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영화를 본 후에 선우에게 엄청 큰 용기, 그리고 희망을 얻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영화가 나와서 보니, 선우에게서 엄청난 공감을 했다”라고 영화 속 캐릭터에 대해 설명했다.

또 ‘더 문’에서 홀로 연기를 해야 했던 것에 대해 도경수는 “처음 선우 캐릭터를 봤을 때는 조금 부담도 됐었다. 일상에서 이렇게 공감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우주라는 장소를 간접적으로 체험해야 해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반대로는 내 마음대로 상상을 펼칠 수 있어서 그게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감정이나 이런 고립된 극한의 감정들을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다 보니, 거기서도 생각을 많이 했다. 오히려 현장에서 실제적이게 혼자서 좁은 우주선에 들어가 있었고, 우주복도 입다 보니 그게 자연스럽게 몰입이 됐다”라고 말했다.



또 ‘신과 함께’ 이후 다시 김용화 감독과 작업을 한 소감을 묻자 “‘신과 함께’부터 김용화 감독님의 현장은 작품 중 최고의 현장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다. 초반에 블루나 그린의 배경에서 연기를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없다고 생각해도 될 정도로 나에게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재밌었다. 살면서 경험하지 못할 경험을 하니까 그런 게 재밌었다”라고 답했다.

도경수는 ‘더 문’의 출연 제안을 처음 받았던 게 군대라고 설명하며 “군대 있을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군대 안에서 봤다. 마냥 신기했었다. 그때는 한국에서 우주와 관련된 SF 장르의 영화가 없어서,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라고 말했다.

‘더 문’에서 펼쳐진 우주의 모습이 상상한 것과 어떻게 다르고 같았는지 묻자 “실제 모습은 다큐로밖에 못 보기 때문에, 비슷하다고 생각을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내가 어릴 때 봤던 우주의 영상들을 생각하면서 유영하고 무중력 그런 걸 많이 도움을 받았다. 사전에 감독님이 다큐멘터리를 보여주시고, 책도 보여주셨는데 그런 걸 보면서 진짜 실제 우주인들이 물속에 들어가서 훈련을 하는 걸 보면서 몸의 움직임을 참고했다. 오히려 우주라는 걸 내가 상상으로밖에 그릴 수 없어서, 배경을 생각하기보다 고립이 됐을 때는 검은 물체 안에 들어가 있다는 상상을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더 문’에서 우주에 고립된 우주인을 연기하기 위해 대부분 홀로 연기를 펼쳐야했던 도경수는 “그게 가장 걱정이 됐다. 비대면으로 연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게 어떻게 영화에 그려질지, 우주선을 먼저 찍고 센터를 마지막에 찍었다. 센터의 편집본도 많이 보지는 못했다. 그게 오히려 영화를 보고 나니 자연스럽게 느꼈다. 실제 선우도 그랬을 것 같았다. 그래서 오히려 자연스럽게 상황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자연스럽게 표현이 잘 된 것 같았다. 고립된 연기가 힘들었다기보다, 연기를 할 때 내가 공감이 되지 않으면 그런 걸 표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고립에 있어서는 생각보다 몰입이 잘 됐다. 진짜 고립이 돼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우주선이 작았다. 헬멧도 쓰니까 시야도 제한돼서 수월하게 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번 영화에서 다양한 액션까지 선보여야 했던 도경수는 “실질적으로 힘들었을 때는 우주복을 입고 유영했을 때, 밖으로 뛰어내리는 장면이었다. 와이어를 매달고 배에 힘을 주고, 우주 용어를 대사로 하기도 하고, 움직이면서 해야 했던 부분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신경 써야할 게 너무나도 많았다. 그리고 재밌기도 하면서 힘들었던 건, 드론을 매고 뛰는 장면은 현장에서 (아파트 3층 높이에서) 번지점프를 했다. 고소공포증은 없지만 오금이 저리더라. 번지점프도 매달린 상태에서 하는데 마지막에 잡히는데, 똑같았다. 바닥에 닿기 전에 와이어를 당겼던 장면을 몇 번 찍었다. 그런 걸 이겨내야 하는 것들이 힘들었다. 근데 오히려 경험해 보지 못한 거라 재밌기도 했다”라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 수많은 액션신 중 가장 자신 있던 장면은 무엇이었을까. 도경수는 “몸으로 하는 것들이다. 유영하는 장면은 나도 깜짝 놀랐다. 그걸 찍으면서 과연 어떻게 나올까 생각을 많이 했다. 영화를 보면서 유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던 부분이었다. 연기적으로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게 많다. 아직도 어색한 것도 있는 것 같고, 아직도 자연스럽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게 아쉽긴 하다. 이번 ‘더 문’을 통해 많은 자극도 됐다. 작품마다 그렇다. 여기서는 더 해볼걸, 이런 아쉬움들을 생각해 봤다. 점점 경험을 쌓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더 문’을 통해 김용화 감독과 다시 함께 작업한 소감을 묻자 “너무 좋았다. ‘신과 함께’를 찍을 때는 나이도 어리기도 했고, 감독님을 처음 뵀을 때는 어려웠었다. 나에게 너무 어른이시기도 했고, 그때 당시에 카리스마도 있으셨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는 대부분을 감독님과 같이 붙어있었다. 감독님의 새로운, 편한 모습도 보게 됐다. 감독님이랑은 많이 가까워졌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 멋있기도 했다”라고 느낀 바를 표현했다.



이전 작품을 함께 했던 김용화 감독은 왜 도경수를 ‘더 문’에 캐스팅했을까. 도경수는 “감독님이 내 생각으로는 ‘신과 함께’의 기억이 컸던 것 같다. 감독님과 짧았지만, 감정을 교류했던 크기가 컸다. 캐릭터를 통해 많은 감정을 감독님과 겪었다고 생각을 해서, 그때의 기억으로 좋게 봐주셔서 ‘더 문’에도 캐스팅을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더 문’에서 설경구, 김희애와 함께 출연했지만, 직접 대면하는 신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경험에 대해 도경수는 “설경구 선배님은 두 번이고, 김희애 선배님은 제작발표회 때 처음이었다. 그래서 진짜 아쉽다. 개인적으로 아쉽고, 연기했을 때 상대방 눈을 보고 하는 게 좋았고 리액션을 하는 게 좋았다. 거기서 얻는 것도 많았는데, 이번에 너무 잘하시는 배우분들이신데 그런 분들과 교류를 못 해서 아쉬웠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확실히 아쉽다’라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현장에서 배운 게 선배님들의 연기에 영향을 진짜 많이 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영어로 대사를 했던 도경수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에 칭찬이 이어지자, 도경수는 “영어로 대사를 해본 게 작품에서 처음이었고, 중요한 대사이기도 했다. 그리고 듣기에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콩글리쉬로 들리지 않게끔 했다. 팝을 좋아해서 영어를 아예 모르는 편인데, 할 줄을 모른다. 근데 어릴 때부터 팝송을 따라 부르는 것 덕분에 발음들이 입에 익었다. 영어 대사를 할 때 발음 알려주시는 분이 나쁘지 않다고 해주셔서 열심히 했다. 노래 앨범에서 스페인어나 영어도 했었는데 그런 식으로도 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엑소 활동이 배우 활동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부분들도 많다고. 도경수는 “장점은 엄청 많다. 영어 발음이나, 춤을 오래 춰서 액션신을 찍을 때 합을 빨리 외우기도 하고, 몸을 어떻게 해야 가장 호율적으로 쓰고 밸런스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연기를 하고 있으니까, 뮤직비디오를 찍거나 드라마 타이즈로 촬영을 할 때도 작품 찍듯 하니까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된다. 연기할 때 감정들을 생각하는 게 노래 부를 때 적용이 되기도 하다.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하고, 노래도 하나의 작품이고 작품도 음악도 있다 보니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도경수는 어떤 배우로 평가받고 싶을까. 도경수는 “마음 편해지는 배우. 딱 봤을 때 어릴 때부터 많이 봤던 사람을 보면 내적 친분이 생기지 않나. 이제 많은 분들이 봤을 때 ‘저 사람은 멋진 사람이다’라고 생각이 드는, 그리고 참 영향력이나 에너지가 좋다고 생각이 들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계속 꾸준히 열심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여름 영화 시장에는 ‘더 문’ 이외에도 많은 영화들이 개봉했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상황. 도경수는 “부담감은 아니고, 이렇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전 주에 친한 조인성 형 (‘밀수’)도 있었다. 항상 연락을 하면서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영화 자체도 이렇게 계속 많은 분들이 극장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한다. 사이좋게 다 잘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또 ‘더 문’에 대해 “확실히 나는 ‘더 문’은 드라마가 큰 영화라고 생각한다. 장르는 그렇지만, 선우에게 느꼈던 것들을 관객분들이 와서 보시고 그런 감정을 공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관람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도경수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한 질문에 “항상 비슷했다. 나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게 너무 중요해서, 연기랑 노래는 평생 죽기 전까지 예전부터의 목표였다. 사실 내 직업이 보고 들으시는 분들 때문에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똑같은 마음은, 노래나 작품이나 나의 캐릭터로 인해서 공감을 받고 메시지가 입력되고, 그거에 영향이 느껴진다고 하면 성공이라고 항상 생각한다. 지금 자리 잡았다고 생각도 안 한다. 그런 고민을 아예 안 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해야 하고, 이다음에는 어떤 작품을 해야겠다는 게 없다. 최대한 보시는 분들이 ‘왜 저러지?’ 이런 게 없는, 자연스러운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8월 2일 개봉하는 ‘더 문’은 사고로 인해 홀로 달에 고립된 우주 대원 선우와 필사적으로 그를 구하려는 전 우주센터장 재국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도경수가 연기한 황선우는 분자 물리학을 전공한 UDT 출신으로 대한민국 최초의 유인 우주선 ‘우리호’에 막내 대원이다. 지구에서 38.4만 km 떨어진 달에서 느꼈을 선우의 복합적인 심경을 세밀하게 표현해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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