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를 주연한 배우 전소니가 연상호 감독이 구축한 영화적 세계관, 일명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에 합류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공개하자마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1위…‘기생수’ 배우 전소니
어색했던 CG 액션, 할수록 꿀잼
배우끼리 배틀하며 신나게 했죠
70년대 바니걸스 멤버였던 엄마
연기 반대하시다 이젠 열렬 응원
연 감독님 장점? 칼퇴, 넘 멋져요
배우 전소니(33)가 넷플릭스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기생수)로 글로벌 인기에 시동을 걸었다. 드라마가 5일 공개하자마자 OTT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TV쇼 1위로 직행하는 등 심상치 않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어색했던 CG 액션, 할수록 꿀잼
배우끼리 배틀하며 신나게 했죠
70년대 바니걸스 멤버였던 엄마
연기 반대하시다 이젠 열렬 응원
연 감독님 장점? 칼퇴, 넘 멋져요
‘기생수’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한 한국을 배경으로 한다. 극중 전소니는 몸속에 들어온 기생생물 ‘하이디’와 공생하는 정수인 역을 맡고 전 세계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생생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이방인’의 존재를 잘 그린 덕분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전소니는 “해외에서 사는 친구들이 ‘너 여기서 엄청 핫해!’라며 반응을 전해줬다. 바다 건너의 시청자들이 내 모습을 보고 있다는 것 자체가 그저 신기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연상호 감독님의 장점? ‘칼퇴’!”
그는 드라마에서 기생생물이 몸속에 침투하면 자아를 잃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머리에 달라붙은 기생생물 ‘하이디’와 함께 생존해 간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액션 장면은 오른쪽 얼굴에서 하이디의 촉수가 튀어나와 상모를 돌리는 것처럼 휘두르는 상상을 하며 찍었다.
“이런 컴퓨터그래픽(CG) 효과 작업이 낯설어서 처음엔 엄청나게 부끄러웠어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몰라 두렵기도 했고요. 그런데 한두 번 대차게 찍고 나니까 나중엔 오히려 재미있던데요? 함께 촬영한 배우들과도 누가 더 새롭게 잘하나 대결하는 마음으로 마음껏 상상력을 펼치며 연기했어요. 하하!”
영화 ‘부산행’, 드라마 ‘지옥’ 등을 히트시킨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춘 것도 처음이다. 전소니는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에 합류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몇몇 선배들이 ‘연 감독님은 일찍 퇴근시켜 줘서 좋아’라고 말했어요. 촬영하고 나니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죠. 연 감독님은 정말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쓸 수 있도록 해줘요.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그걸 느꼈을 거예요. 의미 없이 지치는 일이 없다보니 현장이 자연스럽게 화기애애해지고, 에너지가 넘쳤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죠.”
●“어머니 영향 녹아든 인생 감사해”
2017년 영화 ‘소녀들’로 데뷔한 후 다양한 작품으로 개성을 드러내 온 전소니는 사실 ‘예술인의 피’를 타고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1970년대에 인기를 끈 쌍둥이 듀오 바니걸스의 멤버 고재숙이고, 여동생인 전주니도 가수로 활동 중이다.
“워낙 ‘방임형’이었던 어머니가 살면서 딱 하나 반대한 게 연예인의 길이었어요. 그런데 그것도 잠깐이었고, 지금은 ‘알아서 잘하겠거니’ 싶으신지 묵묵히 바라봐주세요. 사실 배우를 시작하며 어머니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생각해 왔어요. 그런데 한 선배님께서 ‘너의 시간에 대해서 네가 전부 다 알고 있는 건 아닐 거야’라고 말해주셨어요. 그걸 듣고 나서야 내 인생에 어머니로부터 온 경험과 시선이 녹아져 있음을 깨달았죠. 참 감사해요.”
그는 쉬지 않고 “실제의 나와 가장 비슷한 나이와 캐릭터”를 담은 넷플릭스 드라마 ‘멜로무비’를 촬영하고 있다. ‘기생수’도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시즌2 제작에 청신호를 켰다.
“시즌2가 나온다면 원작이 된 일본 만화 ‘기생수’의 주인공인 ‘신이치’와 만났으면 좋겠어요. 드라마의 마지막에 신이치(스다 마사키)가 등장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쫙 돋았거든요. 예상치 못한 재미가 나올 것 같아서 저조차 기대돼요.”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