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에 특화된 모니터, 벤큐 VW2420H

입력 2010-11-15 1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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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나 PC용 모니터와 같은 영상기기들을 광고할 때 가장 많이 강조하는 점이라면 역시 ‘화질’이다. 다만, 영상기기의 화질이라는 것은 직접 제품을 눈으로 보지 않고는 제대로 가늠할 수 없다. 게다가 자사 제품의 화질이 좋지 않다고 광고하는 경우는 없으니 거의 모든 소비자는 화질이 좋다는 광고를 보고도 ‘그러려니’하고 지나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당장 물건을 직접 골라야 하는 입장이 된다면 어떨까? 화질이 좋은 제품으로 사고는 싶은데, 광고만 읽어선 제품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는 얻기 어렵다. 그렇다면 그냥 유명한 브랜드의 제품이나 디자인이 맘에 드는 제품, 혹은 무조건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면 되는 걸까? 물론 이는 정답이 아닐 것이다.


모니터를 고를 때는 ‘패널 규격’과 ‘백 라이트 형식’을 잘 살펴야

화질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영상기기를 사기 전에 해당 기기의 ‘패널(panel: 액정 소자가 배열되어 있는 판) 규격’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백 라이트(back light: 패널을 빛나게 하는 발광 장치) 방식’이 무엇인지를 살펴 제품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2010년 현재, 시장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액정 방식의 디스플레이 기기라면 위 두 가지가 화질의 수준을 정하는 결정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시중에 팔리는 모니터들은 대부분 ‘TN’과 ‘IPS’, 그리고 ‘VA’ 중 한 가지 형식의 패널로 제조된다. 그 중 가장 많이 이용되는 것이 TN 패널로, 화질은 가장 떨어지지만 값이 싸기 때문에 보급형 모니터에 주로 사용된다. 그리고 IPS와 VA 패널의 경우, 색상 재현 능력이 우수하여 자연색에 가까운 화면을 볼 수 있으며, 시야각이 넓어 모니터의 측면이나 상하면에서 보더라도 왜곡 없는 또렷한 화면을 볼 수 있다. 다만, 가격이 비싸서 TN 패널에 비해 그다지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백 라이트는 ‘CCFL(냉음극형광램프)’과 ‘LED(발광다이오드)’ 방식 중 한 가지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CCFL 방식의 백 라이트는 값이 싼 대신 부피가 커서 제품의 전반적인 크기가 커지며, 전력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지도 않다. 하지만 LED 방식의 백 라이트는 위와 같은 CCFL 방식 백 라이트의 단점을 고친데다가 빛 또한 고르게 낼 수 있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나 선명도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다만, 가격이 조금 더 비싼 것이 흠이다.


이번에 소개할 벤큐의 24인치(61cm)형 모니터인 VW2420H는 고급형 VA 패널에 LED 방식의 백 라이트까지 채택하여 고화질 영상기기가 갖춰야 할 양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제품이다. VA 패널 + CCFL 백라이트 혹은 TN 패널 + LED 백라이트 구성의 제품은 타사에서 이미 나온 바 있지만 VA 패널 + LED 백라이트 구성의 제품은 벤큐 VW2420H가 세계 최초라고 한다. 오직 ‘화질’에 특화된 모니터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태어난 이 제품에 대해 살펴보자.


무난한 디자인 속에 나름의 차별화

네모난 베젤(화면을 둘러싼 테두리) 안에 역시 네모난 화면, 이는 시중에 판매되는 거의 모든 모니터가 갖추고 있는 형태다. 더욱이, 최근 PC 주변기기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유광 블랙’ 컬러의 제품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벤큐 VW2420H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외형만 언뜻 봐서는 다른 모니터 제품과 디자인적인 차이점을 발견하긴 어렵다.


그럼에도 제조사들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한다. 벤큐 VW2420H의 경우, 모니터의 모서리 부분을 둥글게 처리하고 스탠드(받침대) 부분을 원형으로 만들어 금빛 링을 두른 것이 눈에 띈다. 어찌 보면 사소하지만, 이러한 작은 차별화가 제품 선택에 있어서는 의외로 큰 변수로 작용하기도 한다. 워낙 비슷한 제품이 많은 모니터 시장이니 말이다.


제품의 측면은 상당히 슬림하다. CCFL에 비해 발광부의 크기가 작은 LED 백 라이트의 특성을 잘 살렸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슬림함을 유지하기 위해 본체 내부에 전원부를 내장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전원 연결 시 AC 어댑터를 사용해야 한다. 다행히 동봉된 AC 어댑터는 매우 소형의 제품이라 큰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제품 후면의 경우, 사용자는 그다지 볼 일이 없지만 그 외의 사람들에게 자주 눈에 띄는 곳이라 의외로 디자인이 중요한 곳이다. 벤큐 VW2420H의 후면은 각종 단자 부를 제외하면 통풍구 등의 군더더기 없는 매끈한 형태에 전면과 동일한 유광 블랙 컬러를 갖춰 제법 고급스러운 느낌이 든다. 다만, 벽걸이 모니터를 설치할 때 사용하는 베사(VESA) 마운트 홀은 없으니 벽걸이 형태로 모니터를 설치하려는 사용자는 다른 제품을 알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HDMI 이용해 외부 AV 기기 연결

입력 단자는 D-Sub 및 DVI, 그리고 HDMI가 준비되어 있다. D-Sub와 DVI가 가장 일반적인 PC용 영상 단자인데, 아날로그 방식의 D-Sub에 비해 디지털 방식인 DVI가 화질이 더 우수하니 PC에서 DVI 영상 출력을 지원한다면 되도록 이쪽을 사용하도록 하자.


그리고 HDMI는 디지털 방식의 영상과 음성을 동시에 전달하는 것이 특징인데, PC용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플레이스테이션3 같은 비디오 게임기, 혹은 블루레이 플레이어 같은 AV 기기를 연결할 때 보다 편리하다. 다만, 벤큐 VW2420H는 스피커를 내장하고 있지 않아서 HDMI를 사용하더라도 영상만 볼 수 있고 자체적으로 음성 출력은 하지 않는다. 이때를 대비해 벤큐 VW2420H에 준비된 것이 음성 출력 단자다. 여기에 별도의 스피커나 헤드폰을 꽂으면 HDMI로 전달된 음성을 들을 수 있다.


VA 패널의 기본은 넓은 시야각


벤큐 VW2420H에서 가장 기대되는 점이라면 역시 VA 패널과 LED 백 라이트에 의해 구현되는 높은 화질이다. 객관적인 테스트를 위해 비교 대상을 준비했다. 대상은 TN 패널에 CCFL 백 라이트를 갖춘 T모사의 보급형 모니터다.


VA 패널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면 넓은 시야각을 들 수 있다. 전체 화면으로 사진을 표시한 뒤, 상하좌우 각도에서 화면을 살펴보니 벤큐 VW2420H의 경우, 각도와 거의 상관없이 거의 비슷한 화면을 볼 수 있었지만 보급형 모니터의 경우, 좌우 40도, 상하 25도 정도의 각도를 넘어서면 정상적인 화면을 보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VA 패널이나 IPS 패널을 ‘광시야각 패널’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밝음과 어두움의 미묘한 경계를 표현하는 힘, 명암비

고화질 모니터의 조건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높은 명암비(Contrast Ratio)다. 명암비란 간단히 말해 화면 상에서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나타내 주는 것인데, 명암비가 높은 모니터는 어두운 야경 속에 묻힌 회색빛의 사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지만, 명암비가 낮은 모니터는 그러하지 못하다.

벤큐 VW2420H는 3,000 : 1의 고정 명암비를 갖추고 있는데, 보급형 모니터의 고정 명암비가 대부분 1,000 : 1 부근인 것을 생각해 본다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모니터의 화질을 측정할 때 애용되는 프로그램인 ‘에이조 테스트(Eizo-test)’를 이용해 테스트용 화면 패턴을 출력하면서 명암비를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 벤큐 VW2420H의 경우, 16단계의 명암을 제대로 구분하여 표현한 반면, 보급형 모니터는 13~ 4단계의 명암만을 표현할 수 있었다. 명암비의 수치만으로도 3배 정도의 차이가 나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모니터라면 고정 명암비 외에 ‘동적 명암비’도 중요하다. 이는 특정 순간의 영상을 표현할 때 아주 짧은 시간 동안 해당 부분의 백 라이트를 조절해 순간적으로 명암비를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보급형 모니터의 경우, 동적 명암비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거나 1 : 10,000 정도의 동적 명암비를 구현하는 것이 고작인데, 벤큐 VW2420H는 최대 20,000,000 :1의 동적 명암비를 발휘한다고 한다.


테스트 제품들의 동적 명암비 기능을 활성화시킨 후, 개울이 흐르는 장면을 촬영한 야경 영상을 각각의 모니터에 출력시켜 비교해 보았다. 벤큐 VW2420H의 경우, 물줄기의 흐름뿐 아니라 바위의 반사광까지 정교하게 표현한 반면, 보급형 모니터는 이러한 섬세한 표현을 하지 못했다. 다만, 동적 명암비 기능은 영화나 게임과 같이 움직임이 많은 영상을 감상할 때, 혹은 여러 가지 구조물이 뒤섞인 복잡한 형태의 영상을 감상할 때 표현력을 높일 수 있지만 원본 영상의 색감이나 윤곽이 왜곡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상황에 맞춰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색상을 고르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색상의 고른 표현력 역시 모니터의 화질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색상 표현력이 떨어지는 모니터에서는 흰색이 약간 노랗게 보이거나 군데군데 회색빛이 보일 때도 있으며, 검은색을 표현할 경우 백 라이트가 화면 전체를 고르게 비추지 못하고 군데군데 빛이 새어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기 마련이다. 에이조 테스트를 이용해 이 부분을 측정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벤큐 VW2420H는 흑백의 구분이 상당히 명확했으며, 빛이 새는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보급형 모니터의 경우, 밝기를 최대한 높여도 흰색에 약간의 노란 기운을 완전히 없애지 못했던 것과 대비가 되는 부분이다. 밝기 수준이 높고 고른 발광이 가능한 LED 백 라이트의 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보급형 모니터도 제법 품질이 높아진 탓인지 빛 샘 현상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FPS 게임의 적, ‘잔상’에 대해

이렇게 모든 부분에서 우세한 VA 계열 패널이지만 한 가지 보급형 TN 패널보다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응답 속도 부분이다. 모니터의 응답 속도는 ‘ms(MilliSecond)’ 즉 1 / 1,000초 단위로 표기한다. 이 ms 수치가 낮을수록 PC에서 출력되는 영상을 빨리 화면에 표시할 수 있으며, ms 수치가 높다면 빠르게 움직이는 화면에서 잔상이 발생한다. 최근 출시되는 TN 모니터는 2ms 정도로 상당히 응답 속도가 빠른 데 비해, VA 모니터인 벤큐 VW2420H의 응답 속도는 8ms다. 그렇다면 레이싱 게임이나 FPS 게임과 같이 화면 전환 속도가 빠른 콘텐츠를 즐길 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기 마련. 이에 인기 FPS 게임인 ‘서든어택’을 직접 플레이하며 비교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어지간히 민감한 사용자가 아니고서는 그다지 잔상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서든어택을 플레이하며 일부러 화면을 빠르게 돌리면서 1 / 125초 셔터 속도의 카메라로 화면을 촬영해 봐도 마찬가지였다. 사실, 2 / 1,000초와 8 / 1,000초의 차이를 정확하게 짚어내기란 인간의 눈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 볼 때 유리한 풀 HD 해상도 + 16 : 9 비율

AV기기에 관심이 많은 사용자라면 이미 감을 잡았을 텐데, 벤큐 VW2420H가 갖춘 16 : 9 비율의 1,920 x 1,080 해상도는 HD TV에서 이야기하는 풀 HD급 규격(1,080p라고도 한다)의 해상도에 해당한다. 이는 HD TV뿐만 아니라 블루레이급의 고화질 영화에서 사용하는 해상도이기도 하다. 영상 소스와 모니터의 해상도가 정확하게 일치하면 화질 저하 없이 또렷한 영상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벤큐 VW2420H를 사용해 1,080p 해상도의 영화를 감상해 보았는데, 화질의 저하는 느낄 수 없었으며, 16 : 9 비율의 화면을 갖춘 덕분에 영화의 상하단에 나타나는 검은색 여백이 없어 만족도가 높았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화면 모드로 전환 가능

벤큐 모니터의 또 하나의 특징은 센스아이(Senseye) 기능이다. 이는 각각의 상황에 따라 화면의 질감을 적절하게 화면 모드를 변경하는 것인데, 모니터 전면의 버튼을 누르면 ‘표준(Standard)’, ‘영화(Movie)’, ‘게임(Game)’, ‘사진(Photo)’, ‘sRGB’, 그리고 ‘전기 절약(Eco)’ 모드로 각각 변경된다.


이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게임(Game)’ 모드와 ‘영화(Movie)’ 모드다. 위 모드로 화면을 전환하면 최대 20,000,000 :1로 동적 명암비가 구현되어 어두운 화면에서도 물체의 윤곽을 정확하게 표현하므로 게임이나 영화를 즐길 때 유리하다. 그리고 간혹 모니터에서 표현되는 사진의 색감과 프린터에서 출력되는 사진의 색감이 달라서 혼란을 겪을 때가 있다. 이때는 ‘sRGB’ 모드를 사용하면 원본과 유사한 사진의 색감을 모니터에서 표현 가능하므로 이러한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부가 기능보다는 화질을 추구하는 예민한 소비자들에게

벤큐 VW2420H의 가격은 2010년 11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37만 5천 원으로, 여타 24인치급 모니터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다. 하지만 VA 패널과 LED 백 라이트를 동시에 갖췄다는 장점을 생각해 본다면 이 정도의 가격 차이는 이해될 만하다.


다만, 스탠드 높이 조절 기능이나 TV 튜너 등의 눈에 띄는 부가 기능이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용도로 쓸 수 있는 모니터를 찾는 소비자라면 벤큐 VW2420H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제품은 오로지 화질만을 추구하는 예민한 소비자들, 이를테면 그래픽 디자이너나 AV 매니아들이 사용해야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영상기기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화질’만을 극대화한 제품을 원한다면 벤큐 VW2420H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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