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까지 왔나,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현주소

입력 2011-01-31 19: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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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한 스타크래프트2 리그, 부족한 점과 보충할 점
국내의 대표 스타크래프트2 리그인 '소니 에릭슨 GSL Jan'이 테란 프로게이머 정종현의 우승으로 마무리됐다. 3회의 리그를 통해 성적이 뛰어난 프로게이머들만 모아 진행된 이번 리그는 공교롭게도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 중 하나인 온게임넷 스타리그(박카스)와 같은 날 결승전이 펼쳐졌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e스포츠로써 비교 대상이 되었던 두 대회는 일단 결승전 분위기로만 봤을 때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압승으로 끝났다. 더 이상 들여보낼 수 없을 정도로 꽉꽉 관람객(8천 여명)이 들어찼던 스타리그의 경기장은 아직까지 식지 않은 스타크래프트1의 인기를 대변하는 듯 했고, 스타크래프트2는 한산한 GSL 경기장(3천5백여 명)을 통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직감하게 됐다.

<스타크래프트2 GSL리그, 성장력 주춤>

2011년 새롭게 시작된 GSL 투어는 최고의 선수들을 모아 진행하는 리그이지만 그 인기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시즌1에서 경기를 다 해 1천만이 조금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던 GSL은 시즌2에서 2천6백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해 두 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기뻐하기도 잠시, 불과 1달 여 만에 펼쳐진 시즌3와 GSL 투어는 다시 시즌1 정도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리그의 공통점은 임요환, 이윤열, 김원기(시즌1 우승), 임재덕(시즌2 우승), 장민철(시즌3 우승)의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대부분의 경기 조회수가 비슷비슷하다는 점. 이는 다른 선수들의 경기가 특별한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반증이다. 특정 선수 몇몇을 제외하곤 선수들이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결과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즌2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것도 사실 임요환이나 이윤열 같은 스타크래프트1의 인기를 이어받았기 때문"이라며 "스타 플레이어가 없으면 팬들은 권태를 느낀다. 선수를 새로 발굴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빠른 주기에 드라마 생성이 안돼>

스타크래프트1의 방송 주기는 최소 3개월이다. 온게임넷과 MBC게임 케이블 방송에서 진행되는 개인리그에서는 선수들간의, 혹은 그 외적인 요소로 수많은 드라마가 생성된다. 또한 1년 내내 진행되는 스타크래프트1 프로리그도 긴 주기를 통해 많은 이슈가 야기된다.

반면에 스타크래프트2 GSL리그의 주기는 약 1달이다. 연거푸 대회가 이루어지다 보니 e스포츠 팬들도 숨이 가쁘다. 각종 드라마를 만들기에도, 즐기기에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때문에 팬들은 이들 선수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점이 장점인지도 파악하지 못하고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본에 사는 이충렬(39) 씨는 "언제부턴가 선수 소개는 그냥 넘기고 경기만 보는 일이 잦아졌다. 나도 모르게 유명하지 않은 선수들의 대결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또 무언가 바쁜 일이 끝나고 돌아보면 이미 리그가 끝나 있다. 스타1 처럼 길게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의 한계, 영역 확장이 절실>

또 하나 GSL의 문제는 인터넷 중계기인 곰TV(곰플레이어)다. 곰TV는 인터넷 방송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인터넷 동영상의 꽃인 UCC와의 단절을 야기했다.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접근해서 해당 콘텐츠를 가공하는 것이 어렵다. 이는 원 저작권자인 블리자드의 의지이기도 하지만, 관련해서 e스포츠만의 주력 인기요소를 배제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 방송이기 때문에 이를 관람하는 팬들은 방송을 보려면 컴퓨터를 켜야 하고, 또 다양한 것들을 컴퓨터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기에 집중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이리저리 알트탭을 누르면서 곁눈질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GSL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QOOK TV(IPTV)를 통해서도 방송을 송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는 못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e스포츠 커뮤니티의 게시판에는 '빨리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서 온게임넷이나 MBC게임 같은 케이블 방송에서도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보고 싶다'는 의견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제 시작하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 노하우를 쌓아야>

e스포츠의 전문가들은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보면서 하나같이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경기의 주체인 선수들, 그리고 방송 주체인 곰TV 측에서 계속 노하우를 쌓아 가야 해결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현재 스타크래프트2 GSL 경기는 단조로운 빌드와 반전이 없는, 일방적인 형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소니 에릭슨 GSL Jan 결승전 또한 4대0이라는 감흥 없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반전 상황을 만들지 못한다는 것으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스타크래프트1의 선수들만큼 뛰어나지 못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

또 방송 노하우도 곰TV 측에서 빠르게 노하우를 습득해야 하는 부분이다. 자체적인 중계는 문제가 없지만 그동안 크고 작은 자잘한 사건들이 GSL에 많이 등장했다. 물론 이러한 부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해결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맵이 단조롭다는 평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소니 에릭슨 GSL Jan에서 테란의 강세는 맵의 영향도 없지 않다. 맵이 같으면 전략도 같아진다. 따라서 일부 팬들은 종족간의 밸런스 문제가 아닌 맵의 단조로움을 지적하기도 한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는 이제 막 시작했다. 10년을 진행해온 스타크래프트1 리그와 당장 비교해서는 안된다."라며 "스포츠는 데이터다. 스타크래프트2도 불리한 점을 이겨내고 계속 데이터를 쌓아가면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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