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Wagle), 100만 가입자 비결은?

입력 2012-04-06 10: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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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SNS’를 표방한 ‘와글(www.wagle.me)’이 100만 가입자 돌파 초읽기에 들어갔다.

와글은 LG유플러스가 국내 이동통신사 가운데 최초로 출시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다. 언뜻 보면 ‘트위터’ 같기도 하고 ‘카카오톡’ 같기도 한데, 이는 와글이 휴대폰 주소록을 기반으로 한 선택형 SNS이기 때문이다. 와글에 가입하면 카카오톡처럼 휴대폰 주소록에 저장된 지인들과 자동으로 연결되고, 이들과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그리고 유료이긴 하지만 문자메시지나 통화도 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일반 모바일 메신저와 비슷하다. 하지만, 와글은 트위터의 팔로우, 팔로잉 기능을 추가 도입했다. 소위 ‘와친맺기(와글 친구 맺기)’라고 불리는 이 기능은 일반 SNS처럼 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받아 보거나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사용된다.

2011년 1월 오픈베타를 시작한 와글은 조용히 가입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출시 후 1년 남짓이 지난 지금 와글의 가입자 수는 100만 명에 가깝다고 한다. 출시 3일만에 500만 명을 유치한 ‘카카오스토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각종 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난무하는 시장에서 후발주자가 거둔 성적치고는 꽤 주목할만한 수치다.

LG유플러스가 만들었다고 해서 LG유플러스 가입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SKT나 KT 가입자들도 아무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 안드로이드 마켓, OZ스토어, T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으며,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0 버전(이클레어) 이상, iOS 4.0 버전 이상에서 구동된다.

한국인에 맞는 그룹형 인맥에 강점

트위터를 비롯한 일반 SNS에서는 친구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때로는 아무도 보지 않을지 모르는 메시지를 끄적거리기도 하고, 친분이 없는 타인을 친구로 추가하고 그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점차 인맥을 넓혀 나간다. 이는 마치 서양의 파티문화와도 같아서, 지인 위주의 인간 관계에 익숙한 한국 사람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개중 일부는 “허공에 대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거나,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와글은 기본적으로 기존 지인들과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자신의 주소록에 등록한 지인들을 우선적으로 와글 친구로 만들 수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친구의 친구를 만나고 점차 인맥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물론 기존 SNS처럼 새로운 인맥을 찾아 나설 수도 있지만, 지인들과 친목을 도모하는 용도로만 사용해도 된다. 그리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에 가입할 수도 있다. 개인대 개인의 인맥 형성보다 집단 안에서의 인맥 형성을 더 편안하게 느끼는 한국인에게 어울리는 기능이다.


또 불특정 다수에게 모든 메시지가 공개되는 기존 SNS와 달리 그룹별로 공개 범위를 설정할 수 있다. 정보성 글은 전체 공개로, 사적인 글은 비공개로 쓸 수 있는 것. SNS를 사용하다 보면 무심코 쓴 글이 대중에게 흘러 들어가 구설수에 오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렇게 자신의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한국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사생활 보호 장치라고 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와글이 한국인에게 가장 잘 맞는 SNS라는 점을 강조했고, 이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현재 와글 사용자들은 영화, 스포츠, 연예, 어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공개 모임을 만들고, 집단 위주의 인맥을 쌓는 것에 몰두 중이다.

트위터, 페이스북과도 연동 가능

와글 사용자들을 살펴보면, 와글 이외에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다른 SNS도 병행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가입자 수와 관련이 있는데, 와글이 유용한 기능을 다수 갖췄음에도 상대적으로 가입자 층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보다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에게 전파하고 싶은 정보성 글은 트위터로 쓰고, 지인들과 나누는 사적인 글은 와글로 쓰는 경향이 있다.


이렇게 SNS를 여러 개 사용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와글은 트위터 및 페이스북과의 연동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와글에 쓴 메시지를 트위터로 보낼 수 있고, 트위터에 쓴 메시지(트윗)도 와글로 보낼 수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와글에서는 ‘트위터 연동하기’를 클릭하면 되고, 트위터에서는 글 마지막에 ‘#wgl’이라는 해쉬태그를 붙이면 된다.

향후 와글은 트위터, 페이스북 이외에도 국내외 대표 SNS와도 연동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인 중심의 인맥이라는 와글의 정체성은 고수하되, 사진 및 동영상 등을 다양한 SNS와 공유해 진화시키는 것에도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걸그룹 팬들도 대거 몰려

SNS 후발주자들이 시장 진입을 위해 택하는 전략 중 하나가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스타 마케팅이다. LG유플러스가 택한 연예인은 인기 신예 걸그룹 ‘에이핑크’다. 에이핑크의 멤버 7명은 각각 와글 계정을 개설하고 팬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이들은 다른 SNS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와글에 가입해야만 에이핑크의 개인적인 소식을 공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의 에이핑크 팬들이 와글로 몰렸으며, 이들은 와글 내에 다수의 팬클럽을 조직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에이핑크 이외에도 레이싱모델 김나나, 기상캐스터 임하나 등의 스타들이 와글에 계정을 개설했으며, 변호사 전원책, 정치인 강용석 등도 활동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와글을 스타와 팬이 소통하는 채널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에이핑크 이후에도 스타마케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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