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외된 이들에게 위로 전하고 싶어 사단법인 설립
- “뮤직나눔 통해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어”
- “델라가 한다면 같이 해야지” 동료들 자발적 참여
- 공연과 교육 사업…작은 씨앗이 귀한 열매 맺길
신델라씨는 분명 이 시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소프라노일 것이다. 서울대 음대와 대선배 조수미씨가 다닌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음악원를 나온(5년 석사과정을 2년 만에 마쳤다) 정통 클래식 소프라노지만 팝, 가요, 뮤지컬, OST에 CCM까지 거침없이 넘나들며 천상의 소리를 세상에 뿌리고 있는 ‘장르불문 소프라노’이기 때문이다.

전국노래자랑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콘서트와 그 와중에 틈틈이 선보이고 있는 앨범들까지, 신델라씨의 1년은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한 달처럼 달음박질 치고 있다.

‘이제 더 놀랄 일은 없겠지’ 싶었는데, 다분히 방심이었다. 신델라씨가 전해 온 근황은 그야말로 깜짝 놀랄 만한 소식, 아니 ‘사건’이었다.


- 사단법인 뮤직나눔의 이사장을 맡으셨다는 소식에 놀란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어떤 사업을 추진하는 단체인지 알 것 같은데요. ‘음악을 나누는 사업을 하는 단체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과 음악을 나누는 것인가요.

“뮤직나눔의 모토는 ‘따뜻한 음악을 세상에 나누자’예요.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있는 분들에게 따뜻한 음악으로 위로를 전해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특히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자 해요. 요즘은 경제적인 어려움 뿐 아니라 마음의 어려움이 있는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그분들이 따뜻한 음악을 통해 치유와 회복을 얻어 다시 행복함을 느끼실 수 있도록 힐링을 선물해드리고자 만든 비영리 사단법인입니다.”


- 신델라 이사장님의 노래에서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 온기가 사단법인으로까지 이어진 걸까요. 평소 말씀하시던 ‘선한 영향력’이 더욱 멀리, 깊이 미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너무 감사한데요(웃음).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잖아요? 저는 음악가이기 때문에 음악의 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죠. 음악의 힘 중 하나가 사람의 마음에 위로와 행복을 주면서 아픈 마음을 치료해준다는 거예요.”


- 사단법인 뮤직나눔이 갑자기 탄생한 것은 아닐 텐데요. 이런 단체를 설립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신 계기는 어떤 것이었나요.

“뉴스에서 우울증, 자살, 묻지마 폭행, 학폭, 집단 따돌림 같은 소식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제가 많은 분들로부터 참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잖아요. 감사하게도 제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다시 일어서게 됐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세요. 지칠 때마다 제 노래를 듣고, 아침에 알람 소리를 제 노래로 맞춰서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고, 마음이 아플 때 제 노래를 들으며 치유 받기도하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활동하는 성악가로서 그리고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음악의 힘을 잘 아는 음악가로서 받은 사랑을 작게나마 돌려 드려야할 텐데…. 마음 한 구석에 늘 작은 책임감 같은걸 느꼈어요.”

- 결국 그 ‘작은 책임감’이 사단법인 뮤직나눔 설립으로 이어졌다는 말씀?

“네. 그렇지만 바쁜 스케줄로 인해 그냥 지나쳐버렸어요. 그러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모두 멈추면서 다시금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돌아보게 됐고, 마음속에 가지고 있던 작은 뜻을 실천으로 옮기게 됐어요. 그 첫발이 사단법인 뮤직나눔입니다.”


- 하나의 단체를 설립한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닐 겁니다. 개인의 의욕과 능력만으로 되는 일도 아닐 테고요. 어떤 분들이 참여하며, 어떻게 이 분들이 참여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저와 제 친구들인 델라벨라 클래식 밴드, 델라벨라 싱어즈가 주축이 돼서 활동하고 있어요. 또 제가 소속되어 있는 회사 멜로디 컴퍼니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연주자들이 ‘세상에 따뜻한 음악을 나누자’라는 저의 뜻에 동참해 주고 있고요. 덕분에 그야말로 클래식, 재즈, 뮤지컬, 대중음악, 국악 등 모든 장르의 음악가들이 세상에 따뜻한 음악을 나누기 위해 모이게 됐죠. 순수한 마음 하나 갖고 활동하고 있습니다(웃음).”


- 뮤직나눔의 설립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사실 설립 과정 자체에서 큰 어려움을 만나지는 않았어요. 다들 ‘델라, 네가 하면 당연히 내가 같이 해야지~’라며 적극적으로 함께 해줬거든요. 회원이 3일 만에 100명 이상 모아졌습니다(웃음). 큰 어려움은 없었어요. 오히려 주변 분들에게 너무 고마웠고, 더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신델라 이사장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 이 부분은 설명이 좀 더 필요한 듯했다)

“사실 설립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았는데 막상 승인을 받고 나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예술가이다 보니 법인을 어떻게 끌고 가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기업에서 후원이 들어오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막막함이 열정으로 바뀌기 시작했고요.”


- ‘열정’이 뮤직나눔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군요.

“저는 사실 그 흔한 귀국독창회도 안 해봤거든요. 국내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캐스팅이 돼서 지금까지 초대 받아 공연을 하고 있죠. 그런데 난생 처음으로 공연장을 대관하고, 출연자와 스태프도 한 명 한 명 다 섭외하고, 연출을 맡아 콘셉트도 짜고, 무엇보다 취약계층 분들을 초대하기 위해 재단과 센터에 직접 컨택도 해야 하고 …. 진짜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하고 있는데, 넘치는 열정 덕분에 힘든 줄 모르고 하고 있어요.”


- 기업의 후원 또한 큰 힘이 될 텐데요.

“그럼요. 너무 감사하죠. 후원금을 통해 ‘뮤직 나눔, 사랑 나눔’이라는 나눔 콘서트도 하고, 또 지역아동센터나 장애인 복지관에 직접 가서 음악회도 하고 있죠. 코로나로 웃을 일이 없었는데 저희 콘서트에 와서 행복함을 가득 느꼈다며, 따뜻한 음악에 힘과 위로와 용기를 얻었다는 후기와 감사 인사를 재단이나 센터를 통해 전해들을 때마다 마음에 뿌듯함과 감사가 교차해요.”

- 그렇다고는 해도 ‘소프라노 신델라’와 ‘이사장 신델라’의 병행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현역으로 활동 중이잖아요. 현재 제 스케줄만으로도 벅찰 때가 많거든요. 사단법인 만들기 전에는 공연 안할 때 집에서 편하게 쉬었는데 요즘은 ‘다음 나눔콘서트는 어떤 콘셉트로 할까’, ‘어디를 찾아가서 공연할까’ 이런 생각들을 하고 있어요(웃음).”


- 뮤직나눔이 지정기부금 단체라고 하던데요.

“네. 맞아요. 저희 뮤직나눔은 사단법인이면서 지정기부금 단체예요. 저희 법인에 후원해주시는 후원자분들이 세제혜택을 받으실 수 있는 법인인 거죠. 사실 사단법인도 만들기가 어려운데 지정기부금 단체로 승인받기는 더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이 절차가 그렇게나 어려운 줄도 모르고 그저 어려운 이웃의 정서를 음악으로 도와드리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거든요. 먼저 사단법인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회원이 100명 이상 되어야 하는데 단 3일 만에 모아졌어요.”


-그건 대단한 데요.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하군요.

“그렇죠?(웃음) 서류에 진심을 담아 썼어요. 왜 이 일을 하려 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진심을 담아서 서류에 넣었죠. 다행히 진심이 통했나 봐요. 진짜로 사단법인 뮤직나눔이 만들어졌고, 지정기부금 단체까지 승인을 받게 됐으니까요.”


- 뮤직나눔의 홈페이지를 보니 정말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계시던데요. 크게 보면, 교육과 콘서트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저희가 크게 교육과 공연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저희 사단법인은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든 장르의 음악가들이 모여 있잖아요. 그리고 이 분들이 대부분 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어요. 저는 우리가 제일 잘 하는걸 하고 싶었어요. 당연히 그것은 공연과 음악교육이었고, 음악으로 사람들의 정서를 터치하는 두 가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요.”


- 우선은 공연이겠죠.

“공연은 ‘나눔콘서트’와 ‘찾아가는 콘서트’를 하고 있어요. ‘뮤직나눔 사랑나눔 콘서트’는 공연과 같은 문화적 혜택을 많이 받지 못하는 분들을 초대해 멋진 공연을 선사하고 있고요, ‘찾아가는 뮤직나눔콘서트’는 보육원이나 복지관 등에 직접 저희가 찾아가서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인 ‘클래식 어린이 놀이터’도 있죠. 어린이들의 정서에 좋은 클래식 음악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요, 애니메이션 노래, 게임음악 등 어린이들을 위한 음악들로 꾸미는 콘서트랍니다.”


- 교육사업도 궁금한데요. 엘시스테마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맞아요. 교육 사업인 ‘뮤직나눔 스쿨’은 베네수엘라 엘시스테마에 영감을 받은 겁니다. 취약계층 어린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주는 거예요. ‘뮤직나눔 스쿨’은 어려운 음악을 가르치며 음악가로 키우는 스쿨은 아니에요. 이름에서 이미 드러나지만 동요처럼 쉬운 음악들을 가르쳐 취약계층 어린이들이 음악을 통해 밝고 따뜻한 마음과 건강한 정서를 가지고 꿈을 키울 수 있게 도와주는 그런 뮤직스쿨이에요. 뮤나 어린이 합창단, 뮤나 어린이 오케스트라도 만들 겁니다. 어린이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음악을 통해 ‘내가 아닌 우리’라는 걸 배우고, 배려를 배우면서 올바른 인성을 지닌 어른으로 자라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재 준비 중이예요.”


-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까지 확장되는 사업이로군요.

“그렇죠. 뮤나 어린이 합창단과 오케스트라의 또 하나의 목표는 ‘나눔의 선순환’이에요. 아이들이 후원을 받아 단순히 음악교육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노인복지관, 장애인 복지관 등 또 다른 소외계층들을 찾아가 공연을 함으로서 나눔의 선순환을 만드는 거죠. 그럼으로써 나눔을 받을 줄도 알고, 또 베풀 줄도 아는 따뜻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다면 더없이 보람될 것 같아요.”

(사단법인 뮤직나눔은 10월 9일 어린이들을 위한 첫 번째 공연 ‘클래식 어린이 놀이터’를 안양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 공연은 세운철강의 후원, KGC인삼공사의 협찬으로 열렸다. 신델라 이사장은 “저와 델라벨라 싱어즈, 클래식 밴드가 어린이들을 위한 밝고 경쾌한 클래식 음악과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준비했다. 어린이들이 공연장에 와서 음악을 감상하기도 하고 또 함께 부르는 모습을 떠올리니까 마치 놀이터에서 즐겁게 노는 아이들이 연상돼 공연 타이틀도 ‘클래식 어린이 놀이터’라고 직접 지었다”며 웃음 지었다)

- 비영리 사단법인인 만큼 운영과 사업에 필요한 자금은 대부분 후원으로 마련해야할 것 같습니다. 함께 하고자 하는 기업, 후원자들은 어떻게 참여하면 되나요.

“저희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저희가 하는 사업들이 나와 있어요. 후원하실 수 있는 사단법인 계좌도 있고요. 후원을 원하시는 분들은 저희 회사에 문의 해주시면 친절히 상담해드리고 있어요. 그리고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지정기부금 단체로서 후원자 분들과 기업에게 세제해택도 함께 드리고 있어요. 공연을 하나하나 준비할 때마다 후원사와 후원자 분들께 너무 감사해요. 그분들이 안계시다면 이루어질 수가 없는 일들이니까요. 후원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습니다. 따뜻한 음악으로 우리 이웃의 정서를 터치해주세요.”


- 말씀을 듣다보니 뮤직나눔의 앞날이 정말 기대됩니다.

“나눔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저는 어떤 거창한 꿈을 갖고 사단법인을 시작한 게 아니에요. 그저 제가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이웃에게 돌려드리고 싶고, 상처받고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치유해드리고, 소외계층 분들에게 꿈과 희망을 드리고 싶은 작은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저의 이 작은 마음에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연주자들이 함께 하겠다며 뜻을 모아주셨고, 또 생각지도 못했던 후원자분들을 통해 그 꿈을 하나씩 밟아나가고 있어요. 저의 작은 나눔의 불씨가 또 다른 나눔으로 이어지며 점점 커지고 있는 거죠.”


- 이제 인터뷰를 마무리해야 할 것 같은데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저도 이제 시작한 나눔이 참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정말 수만 가지 생각과 감정이 하루에도 오고 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의 작은 나눔의 씨앗이 많은 사람들의 나눔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거죠. 이 분들이 작은 나눔의 씨앗을 뿌리신다면 그 씨앗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회복이 되어 또 다른 누군가의 꿈과 희망이라는 아름답고 귀한 열매로 맺어질 거라고 믿어요. 사람은 혼자 살수 없고,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잖아요? 자신이 받은 도움을 작은 나눔으로 이어주시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저도 많이 부족하지만 작은 실천으로 따뜻한 음악을 세상에 나누고자 합니다.”

신델라 이사장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이쪽도 점점 어딘가가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말은 그의 노래만큼이나 아름다운 온기를 머금고 있었다. 신델라 이사장이 만든 뮤직나눔은 음악만을 나누는 곳이 아닐 것이다.

그런 점에서 뮤직나눔은 열정과 사랑을 먹고 자라는 나무 같았다. 이 한 그루의 나무는 머지않아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행복하고 더 따뜻하고 더 푸르게 해줄 숲이 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가 기억하는 한, 신델라 이사장의 ‘열정’은 한 번도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으니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 사단법인 뮤직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