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인병원 윤종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인천 아인병원 윤종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



하루 중 고개를 움직이는 시간보다 고정해 두는 시간이 더 길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어렵다. 출근길 스마트폰을 보는 순간부터 업무 중 모니터를 바라보는 자세, 저녁에 쉬면서 영상 콘텐츠를 보는 시간까지 고개는 대부분 같은 방향으로 향해 있다. 이렇게 일정한 자세가 반복되면 목 주변 근육은 긴장을 풀 틈을 잃고, 작은 부담이 조금씩 쌓여 갑작스럽게 뻐근함이나 묵직한 통증으로 드러난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불편이 반복되면서 목디스크로 이어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목디스크는 경추 사이의 디스크 내부 수핵이 빠져나와 주변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한다. 초기에는 목과 어깨가 당기는 느낌으로 시작하지만, 진행되면 팔·손의 저림까지 연결돼 일상생활에 영향을 준다. 일자목이나 거북목처럼 목의 C자 커브가 무너지면 디스크에 전달되는 압력이 증가해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조기 변화부터 살피는 게 필요하다.

증상이 반복되면 단순한 통증을 넘어 생활 패턴 전반에 영향을 준다. 고개를 숙이거나 돌릴 때 갑작스러운 저림이 나타나고, 오래 앉아 있으면 경추 주변의 뻣뻣함이 심해지는 사례도 있다. 목 주변 통증이 수개월간 이어지거나 팔·손 저림이 동반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초기 확인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초기 단계라면 물리치료, 도수치료,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개선이 기대된다. 굳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관절 움직임을 회복시키는 방식으로 진행하며, 생활습관 조정과 함께하면 통증 흐름이 완화되는 경우도 나타난다. 일정 기간 이런 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이나 저림이 반복된다면 신경 압박을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비수술적 치료에 반응이 미약하다면 경추내시경 신경감압술(PSCD)을 고려해야 한다.

PSCD는 목 뒤쪽으로 약 1cm 미만의 절개를 통해 탈출된 디스크, 두꺼워진 인대, 자라난 뼈 조각 등을 제거해 눌린 신경을 풀어주는 치료다. 내시경을 이용해 세부 부위를 직접 확인하며 진행하기에 주변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고, 절개 범위가 작아 흉터 부담이 적다. 특히 전방이 아닌 후방에서 접근해 성대나 주요 혈관·신경 구조물 손상을 최소화한 게 특징이다. 경추내시경 신경감압술은 세밀한 술기가 필요한 만큼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를 통해 진료받는 게 중요하다. 절개 범위가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른 편이어서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예방은 치료만큼 중요하다. 모니터 높이를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조절하고, 몸에 맞는 의자와 책상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경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굳은 근육을 풀어주고, 스마트폰을 장시간 고개를 숙여 사용하는 습관을 줄이면 경추의 구조적 변화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경추 질환은 작은 생활 패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불편이 반복된다면 몸의 신호를 점검하고 초기 변화부터 살피는 흐름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지속되는 목 통증과 저림은 단순한 피로의 신호가 아닐 수 있다. 자세와 습관을 다시 돌아보고, 적절한 시점에 검사와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이 향후 악화를 막는 중요한 단계가 된다.

인천 아인병원 윤종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