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싱글 ‘윤은화류 양금 산조’ 발매
윤은화류 양금 산조는 단순한 전통 복원이나 재현이 아닌, 새로운 유파를 구축한 산조이다.
이번에 발표된 ‘윤은화류 양금 산조’는 진양조,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에 이르는 다섯 장단 구조를 근간으로 하여 전통 산조의 형식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양금 고유의 음색과 울림, 표현 가능성을 깊이 있게 확장했다.

전통 양금의 음역과 음향적 특성을 바탕으로 선율의 흐름과 장단의 운용을 산조 어법 안에 정교하게 구현함으로써, 기존 산조의 관습적 틀을 넘어서는 새로운 음악적 결을 제시했다.

특히 이 산조는 현재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양금 연주자가 직접 정립하고 체계화한 최초의 양금 산조 계보라는 점에서, 한국 양금사와 산조 음악사 모두에 분명한 이정표로 기록될 만한 역사적·음악사적 의의를 지닌다. 오랫동안 통념처럼 여겨져 온 ‘양금은 농현(국악에서 현악기를 연주할 때 왼손으로 줄을 짚고 흔들어서 여러 가지 꾸밈음을 내는 기법)이 어렵다’는 인식을 근본적으로 재고하게 한다.

농현 표현을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물론, 한손 말발굽 주법과 양손 더블 트레몰로 등 윤은화가 독자적으로 고안한 특수 주법들을 통해 양금 연주의 기법적 스펙트럼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이번 음원에서는 장구에 이종섭이 참여해 산조의 장단과 흐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했다.

윤은화는 양금 연주자이자 작곡가, 악기 제작자, 교육자로서 전통 양금부터 개량 양금, 전자 양금에 이르기까지 양금의 표현 영역을 꾸준히 확장해 온 인물이다. 중앙대에서 한국음악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개량 양금을 직접 설계·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연주와 교육 활동을 통해 다수의 전문 연주자를 양성해 왔다.

특히 전자 양금을 활용해 전통음악과 동시대적 감각의 균형을 모색하며, 양금을 현재의 전통음악 언어로 확장하는 데 지속적으로 기여해 왔다. 더불어 청로국악기사와의 협업을 통해 전통 양금의 원형은 유지한 채 기능을 보완함으로써, 정악은 물론 산조 연주에서도 농현 주법이 안정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악기를 고도화한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현재 한국양금협회 회장, 세계양금협회 이사, 세계양금협회 집행위원장, 국제양금예술연합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세계양금축제와 세계양금대회를 조직·총괄하는 등 한국 양금의 국제적 위상을 확장해 왔다. 윤은화류 양금 산조는 이러한 연주·연구·교육·제작 활동이 오랜 시간 축적되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하나의 음악적 계보라 할 수 있다.

윤은화의 산조는 향후 공연과 방송을 통해 전통음악 현장 안에서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음악대학 양금 전공 교육과정에서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