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 양형모 기자] 매해 새해를 여는 K-공연예술 신작 축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이하 창작산실)이 18회를 맞아 기초 공연예술 6개 장르에서 선정된 신작 공연 34편을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ARKO)의 대표 지원사업인 창작산실은 작품 개발 단계부터 제작, 무대화, 유통까지 창작 전 과정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연극, 창작뮤지컬, 무용, 음악, 창작오페라, 전통예술 등 기초 공연예술 전 장르를 아우르며 신작을 꾸준히 발굴해 왔다. 2008년 출범 이후 18회 동안 총 366편의 신작이 무대에 올랐고, 국내 최대 규모이자 가장 다양한 장르를 품은 공연예술 신작 축제로 자리 잡았다.

18회 창작산실의 얼굴로는 배우 김신록이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온 김신록은 정교한 텍스트 해석과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와 드라마까지 활동 폭을 넓혀 왔다. 김신록은 2010년 아르코예술극장 기획 프로그램 ‘봄 작가, 겨울 무대’의 ‘명작의 탄생’을 통해 아르코와 인연을 맺은 바 있다. 그는 “창작산실은 이제 막 태어난 작품이 관객과 처음 만나는 자리이자 예술가에게는 든든한 동반자”라며 “관객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공연예술 안내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창작산실 무대에 오르는 작품들은 가상현실, 젠더, 기후 위기, 감시 사회, 민주주의의 역사, 이주와 공동체 등 동시대 사회가 던지는 질문을 각 장르의 언어로 풀어낸다. 동시대성, 다양성, 수월성, 실험성을 기준으로 선정된 작품은 연극 7편, 창작뮤지컬 7편, 무용 8편, 음악 5편, 창작오페라 2편, 전통예술 5편이다.

연극 부문은 기억과 상실, 여성의 삶과 폭력의 구조를 주요 키워드로 삼는다. 가상현실과 SF적 상상력,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포진했다. ‘풀(POOL)’, ‘몸 기울여’, ‘멸종위기종’, ‘튤립’, ‘내가 살던 그 집엔’, ‘디사이딩 세트’, ‘해녀 연심’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뮤지컬 부문은 실존 인물과 문학 고전, 청소년 서사를 바탕으로 선택의 순간에 선 청춘을 비춘다. ‘푸른 사자 와니니’, ‘제임스 바이런 딘’, ‘초록’, ‘A여고 사서의 영광과 비극’, ‘ROGER(라져)’, ‘적토_고삐와 안장의 역사’, ‘조커(Jocker)’가 관객과 만난다.

무용 부문에서는 기후 위기와 감시 사회, 유한한 시간을 몸의 언어로 표현한다. 발레, 현대무용, 총체극 등 형식 실험이 두드러지며 ‘이윽고 INTIME’, ‘JASON Project(제이슨 프로젝트)’, ‘MELTING(멜팅)’, ‘Sleeping Beauty ‘AWAKEN’’, ‘개한테 물린 적이 있다.’, ‘세게, 쳐주세요’, ‘X’, ‘성인물’이 선정됐다.

음악 부문은 전통과 현대, 클래식과 전자음악을 넘나들며 새로운 소리를 탐색한다. ‘낭창낭창’, ‘지박컨템포러리시리즈 Vol.25 - 휴명삼각’, ‘낭만을 빌려주는 노인’, ‘Four Pieces for Orchestra’, ‘비-음악적 비-극들’이 무대에 오른다.

창작오페라는 역사적 사건과 신화를 토대로 자유와 정의, 인간의 본질을 묻는다. ‘창작오페라 2.28’, ‘창작오페라 찬드라’가 공개된다.

전통예술 부문은 판소리, 농악, 창작극 등 전통의 뿌리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쌍향수’, ‘여성농악–안녕,평안굿’, ‘김효영의 생황 ‘숨X굿’’, ‘적벽’, ‘봄을 안고 온 아이’가 무대에 오른다.

아르코 정병국 위원장은 “창작산실은 창작자에게는 도전의 무대, 관객에게는 한국 공연예술의 현재를 가장 먼저 만나는 경험을 제공해 왔다”며 “미래를 이끌 34편의 작품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선정된 작품들은 2026년 1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서울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등 대학로 일대 공연장에서 순차적으로 관객과 만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