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들면’의 트레이트마크와 같은 자개장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한 강성훈 사장       사진제공 | 맛에들면

‘맛에들면’의 트레이트마크와 같은 자개장 벽 앞에서 포즈를 취한 강성훈 사장 사진제공 | 맛에들면



부산 시장통에서 끓기 시작한 칼국수의 전설이 서울 용산 한복판에 짐을 풀었다. 35년 세월, 어머니의 손끝에서 태어난 레시피를 그대로 품고 올라온 ‘맛에들면’이다.

사장의 이력부터가 눈길을 끈다. 경호학을 전공하고 번듯한 대기업 유통맨으로 살던 젊은이가 어느날 돌연 앞치마를 둘렀다. 넥타이를 풀고 반죽그룻을 쥐기로 한 그의 선택은 ‘진짜’의 가치를 세상에 증명하고 싶은 승부사 기질의 발현일지 모른다. ‘맛에들면’의 강성훈 사장을 만나 속까지 쫄깃한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맛에들면’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께서 1996년 부산 온천장에서 손 칼국수 일을 시작하시며 기술을 배우셨습니다. 이후 2010년에는 광안시장에서 직접 가게를여셨구요. 원래는 부모님이 함께 운영하셨는데, 2019년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제가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가야겠다는 책임감이 컸습니다.” 
Q. 외식업과는 다른 이력을 가지고 계신데요.
“맞습니다. 저는 경호학과를 졸업했고, 한때 대통령 경호원을 꿈꾸기도 했습니다. 이후 GS리테일과 롯데쇼핑 마트 사업부에서 근무했죠. 안정적인 직장이었지만, 결국 어머니가 평생 지켜온 가게를 이어가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맛에들면’의 여름메뉴인 냉콩칼국수(왼쪽)와 냉김치칼국수          사진제공 | 맛에들면

‘맛에들면’의 여름메뉴인 냉콩칼국수(왼쪽)와 냉김치칼국수 사진제공 | 맛에들면



Q. ‘맛에들면’만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기본에 있습니다. 저희는 매일 직접 반죽해서 면을 만들고, 멸치로 깊게 우려낸 육수를 사용합니다. 특별한 비법이라기보다 같은 재료, 같은 방식, 그 기본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어머니께서 늘 강조하시던 부분입니다.”
Q. 2대째 운영하시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초기에는 어머니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미묘한 차이가 계속 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직접 먹어봐도 ‘이게 그 맛이다’라는 확신이 들 정도까지 왔습니다. 그 과정이 가장 큰 도전이었고, 동시에 가장 큰 성장의 시간이었습니다.”
Q. 공간 구성에서도 특징이 느껴집니다.
“맞습니다. 가게 벽면에 있는 자개장은 오래된 것을 수선해서 사용한 겁니다. 부산에서 시작된 전통적인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서울에 맞게 현대적으로 풀어보고 싶었습니다. 공간에서도 저희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Q. 계절 메뉴도 인상적인데요.
“여름에는 부산에서부터 이어온 별미 메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냉 콩 칼국수는 국산 콩을 매일 직접 삶아 갈아서 만들고 있고요, 냉 김치 칼국수는 직접 담근 김치와 살얼음 육수로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특징입니다. 앞으로는 냉 칼국수나 비빔 칼국수도 추가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요?
“서울에서도 ‘손 칼국수’ 하면 떠오르는 집이 되는 것입니다. 단순히 한 끼 식사가 아니라, ‘왜 이 집이 부산에서 사랑받았는지’ 한 입만으로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어머니의 손맛을 지키면서 더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강성훈 사장의 선택은 단순한 가업 승계, 그 이상의 결기로 읽힌다. 이미 완성된 맛을 들고 다시 시험대에 오른 그의 행보에는 자부심과 확신이 서려 있다. 부산에서 올라온 강 사장의 면발이 용산의 일상을 얼마나 쫄깃하게 만들지, 눈보다 입이 먼저 궁금해진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