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쇼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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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잔혹한 동화의 장막이 걷히며 네 가지 시선으로 직시하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쇼노트가 기획하고 제작한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가 6월 18일 ‘한스 버전-메리포핀스 살인사건을 위한 변호’를 개막했다. 이번 공연은 최초로 시도하는 올라운드 버전 시즌의 문을 여는 무대다. 관객은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9월 6일까지 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012년 초연한 이 창작 뮤지컬은 서윤미가 작사, 작곡, 연출을 맡았으며 동화 ‘메리포핀스’를 모티브로 삼았다. 작품은 1926년 독일의 심리학자 그라첸 슈워츠 박사 저택에서 일어난 화재 사건을 다룬다. 참사에서 살아남은 네 남매와 진실을 가리운 채 사라진 보모 메리 슈미트가 심리 추리 스릴러의 축을 이룬다. 이번 시즌의 핵심인 올라운드 버전은 하나의 사건을 네 명의 캐릭터 시선으로 각각 풀어내 독창적인 세계관을 완성한다.

작품은 대본에 미세한 변주를 주어 인물들의 과거와 현재, 의식과 무의식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한스 버전을 시작으로 ‘헤르만 버전-모래사나이가 나오는 꿈’, ‘요나스 버전-숲의 기억’, 그리고 완결판 ‘안나의 방’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동일한 사건이 각 인물의 심리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변모하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여덟 번째 시즌을 맞이한 작품의 완성도는 무대 연출에서도 드러난다.

비틀어진 액자 형태의 무대와 사각 턴테이블, 의자만을 활용한 미니멀한 구성은 조명과 안무와 어우러져 극의 몰입감을 높인다. 기억의 심연으로 걸어 들어가는 아이들을 표현하는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한스 시몬 역은 박정원, 문경초, 유태율이 맡았고 헤르만 디히터 역은 윤승우, 박준형, 김경록이 연기한다. 안나 레아 역에 이한별, 이정화, 이재림, 요나스 엥겔스 역에 진호, 조성필, 정지우, 보모 메리 슈미트 역에는 류수화, 안유진, 홍륜희가 무대에 선다.

네 가지 시선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일정에 따라 관객들의 재관람 열기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스 버전은 7월 12일까지 관객을 만나며, 이후 7월 17일부터 8월 9일까지는 헤르만 버전이 무대에 오른다. 헤르만 버전부터는 배우 원태민이 헤르만 디히터 역으로 새로 합류해 활력을 불어넣는다. 뒤이어 8월 14일부터 8월 23일까지 요나스 버전이,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안나의 방이 차례로 공개된다.

네 남매의 비극이 남긴 조각들을 맞추다 보면 어느새 차가운 스릴러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