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재단 현명관회장 인맥 인사 도마위

입력 2015-10-0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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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사진제공|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한국마사회 국감, 무슨 얘기 오갔나?

삼성물산·행시 출신 등 현 회장 측근 다수
저노동·고연봉…마사회 연봉체계 지적
주민동의 못받은 장외발매소 이전 문제도


‘렛츠런재단 이사 특정 인맥’ ‘마사회 신의 연봉’ ‘외국인 전용 마권발매소 추진’…. 지난 5일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2015 한국마사회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른 키워드들이다. 이날 국감에서 지적된 내용들은 마사회의 환부이자 채찍질이다. 그러나 뒤집어 생각하면 이 환부만 제대로 도려내면 국민에게 사랑받는 1등 공기업으로 거듭날 수 지름길이기도 하다. 쟁점이 된 5대 논란 키워드를 살펴본다.


● ‘렛츠런재단’ 이사 특정 인맥 논란

마사회가 사회공헌사업을 목적으로 지난 2014년 3월 설립한 ‘렛츠런재단’의 이사 전원이 삼성 또는 전경련 등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과 경력이 중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렛츠런재단’ 이사들의 경력을 보면, 7명의 이사들 중 4명은 각각 삼성물산, 제일기획, 중앙일보 등 삼성 출신이었다. 2명은 전경련 출신, 나머지 1명은 정치권 인사였다. 현 회장이 걸어온 삼성물산 대표이사, 전견령 부회장, 한나라당 제주도시자 후보 등의 길과 겹친다. ‘렛츠런재단’은 지난해 기준으로 마사회 기부금 예산 149억 원 중 50%를 차지하는 75억원이 ‘렛츠런재단’ 사업비로 집행됐다.

마사회 내부인사도 특정 인맥 논란이 일었다. 마사회 본부장 4명 가운데 1명은 현 회장과 같은 삼성물산 출신이고, 비상임이사 8명 가운데 3명은 현 회장과 같은 행정고시 출신이다. 이 가운데 현 회장과 같이 행정고시 출신이면서 삼성, 전경련 경력 등이 전부 중복되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모두 마사회와 관련한 전문성이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 마사회 평균연봉 8500만원 ‘신의 연봉’ 논란

마사회의 고액연봉도 도마에 올랐다. 마사회 직원 평균 연봉은 8500만원으로 복리후생비를 더하면 9000만원에 달한다. 우리나라 공기업 중 1,2위를 다투고 100대 기업까지 포함해도 5위권에 든다. 그러나 민간기업과 노동 강도를 비교하면 많이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고연봉인데 노동 강도가 약하고 직업안정성은 강하게 보장되는 구조가 마사회 부진의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지난해 마사회 억대 연봉자는 192명으로 전체 직원의 21.5%를 차지했다. 2010년(94명)과 비교하면 마사회에 억대 연봉을 받은 직원은 2배가량 늘었다. 연봉체계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검토와 이를 바탕으로 한 형평성 있는 연봉체계 도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 장외발매소 이전 논란

마사회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2019년까지 울산, 강원, 전남, 전북, 충북 등의 광역지자체와 서울의 강서, 송파, 은평구에 장외발매소 신설 및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6월 작성된 마사회의 ‘중장기 개설 및 운영 추진계획 보고’에 따르면, 마사회는 2019년까지 장외발매소를 전국에 총량제 제한을 받는 32개소 범위 내에 설치하되, 신설 및 이전 우선지역으로 울산, 강원, 전남, 전북, 충북 등의 광역지자체와 함께 서울의 강서, 송파, 은평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외국인 전용 마권 장외발매소 추진 논란

마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외국인 전용 마권 장외발매소’도 논란이 일었다. 마사회는 오는 12월 서울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 개장하는 것을 목표로 외국인 장외발매소를 추진하고 있다. 의원들은 ▲지역주민 의견을 다양하게 수렴해 설치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 시장이 과연 투자한 것에 맞춰 형성될지 불확실하다며 한 군데 너무 크게 투자하지 말고 규모에 맞게 운영하고 적자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외국인 장외발매소를 추진하면서 장외발매소 일반 승인 요건이었던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동의서, 지역사회 영향 분석, 주민설명회 등에 대한 지침을 개정해달라고 농식품부에 요구했는데 왜 예외 조항으로 가려고 하느냐고 따졌다.

현 회장은 “외국인 전용 장외발매소를 만드는 건 우리 경마를 사행 업종이 아니라 외국인 대상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보자는 발상”이라며 “워커힐 외국인 장외발매소 운영 결과를 토대로 추후 확장 여부를 결론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 사회공헌 축소 논란


마사회의 기부금을 비롯한 농어촌 복지 출연 등 사회공헌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요양원 어린이집 등 복지시설 등에 지원돼 오던 마사회의 기부금은 2010년 209억원에서 지난해엔 149억원으로 28%인 60억원이 감소했다. 농어업인 자녀 장학금 및 학습동아리 등에 지원되었던 농어업복지 지원금은 2010년 414억 원에서 올해는 한 푼도 지원되지 않았다.

마사회법 제42조에는 사업이익 중 적립되는 특별적립금을 말산업 및 축산발전, 농어업 발전에 사용해야한다는 규정하고 있다. 마사회는 해마다 경마로 인해 7조5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왔고 당기순이익만 해도 2400억원(2014년 기준)에 이른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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