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톱클래스 선발진으로 평가받은 KT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고영표, 엄상백(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 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에는 ‘리그 최정상급 선발진을 보유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에이스급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4)와 웨스 벤자민(31)이 모두 잔류했고, 잠수함 듀오 고영표(33)와 엄상백(28)에게는 비(非)프리에이전트(FA) 다년계약을 맺거나 FA 자격 획득을 앞두고 있다는 강력한 동기가 부여됐다. 여기에 지난해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소형준(23)이 6월 가세해 완전체를 이룰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전반기 안에 완전체를 이루기는 어려워졌다. 소형준에게 또 다른 부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소형준은 지난달 7일 퓨처스(2군)리그 익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재활등판을 마친 이튿날 오른 팔꿈치 외측 굴곡근 미세손상 소견을 받았다. 2일 구단 관계자가 밝힌 내용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재검사 부상 부위에 고인 피는 사라졌지만 굴곡근 손상이 남아 주사치료를 받고 있다. 당초 예상했던 3주보다 복귀에 좀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휴식이 보약
현재 10개 구단 중에서도 4선발까지 로테이션이 원활히 돌아가는 팀은 드물다. 완전체는 요원해도 KT는 4선발까지 안정적으로 갖춰놓은 팀이다. 비록 4명 모두 부상 또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전반기에만 한 차례씩 전열을 이탈하거나 기복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모두 회복된 지금은 후반기 시작부터 선발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말 그대로 ‘휴식이 보약’이었다. 벤자민은 5월 중순 왼 팔꿈치 불편 증세로 이강철 KT 감독에게 휴식을 요청해 3주를 쉬었다. 당시 검진 결과 문제는 없었지만, 이 감독이 선수의 뜻을 존중했다. 벤자민은 지난달 4일 복귀 후 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2차례를 포함해 평균자책점(ERA) 3.45로 회복세를 보였다. 같은 시기 열흘의 휴식을 요청했던 엄상백도 복귀 후 6경기에서 5승1패, ERA 3.86으로 반등했다.
●다시 뭉친 QS 머신들
올 시즌 QS 12회로 이 부문 팀 내 1위이자 리그 2위인 쿠에바스에게도 파트너가 생겼다. 오른 팔꿈치 굴곡근 미세손상으로 2개월여 만에 복귀한 에이스 고영표가 지난달 25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2연속경기 QS로 건재를 알렸다. KT는 전반기 임무를 마친 고영표를 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일찌감치 휴식을 부여했다. 지난달 4경기에서 ERA 8.55로 주춤했던 쿠에바스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3실점으로 다시 QS를 작성하며 후반기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