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은 5일(한국시간) 포르트드라샤펠아레나에서 벌어진 허빙자오와 2024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에서 허빙자오를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배드민턴의 경사지만 안세영은 기자회견에서 기쁨보단 대표팀을 향한 폭탄발언으로 눈길을 모았다. 사진제공｜대한배드민턴협회
“이제야 숨이 쉬어질 정도로 기쁘지만 할 말이 많다.”
안세영(22·삼성생명·세계랭킹 1위)이 5일(한국시간) 포르트드라샤펠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단식 결승전을 마친 뒤 폭탄발언을 남겼다.
허빙자오(중국)을 2-0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2022항저우아시안게임(AG) 이후 무릎부상을 치료하면서 많이 울고 짜증도 많이 냈지만 이 과정이 헛되지 않았다”고 소감을 전한 뒤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퍼부었다.
안세영은 무릎부상을 안고 출전한 항저우AG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부상이 장기화됐다. 올해 초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AG 직후 초기 진단은 2~6주 재활을 거쳐 복귀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차도가 없었고 다른 병원에서 재검을 받은 결과 단기간에 회복할 수 없어 올림픽까지 통증에 적응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할 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끝내 올림픽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지만 기쁨보단 대표팀을 향한 서운함이 더 컸다. 안세영은 “내 부상은 알려진 것보다 더 심각했고 대표팀에선 안일하게 생각했다. 실망과 아쉬움을 감출 수 없다”며 “올림픽 이후 대표팀과 계속 동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 얘기를 나눠봐야 할 것 같다”고 성토했다.
안세영의 날선 발언은 계속됐다. 그는 “대표팀에서 나가더라도 올림픽에는 계속 도전하고 싶다. 협회와 대표팀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을 방임한다”며 “나는 배드민턴에만 전념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배드민턴은 정말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1개 밖에 나오지 않은 것은 돌아봐야 할 문제”라는 말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셔틀콕 여제’의 화려한 대관식이 열린 포르트드라샤펠아레나는 순식간에 적막에 휩싸였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