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숲속에 자리한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김윤석)의 깊은 눈빛이 담긴 스틸은 그에게 벌어진 일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한다. 영하는 아내의 소원대로 서울을 떠나 아내와의 추억이 담긴 펜션을 홀로 운영하는 인물로 어느 여름날, 예정에 없던 손님 성아(고민시)의 등장으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김윤석은 “영하는 작품 내내 갈등한다. 성아는 계속 영하를 도발한다”라며, “영하의 마음속에 괴물을 집어넣고 정복하려는 성아와 이에 저항하려는 영하의 싸움을 전달하고 표현하고 싶었다”고 캐릭터의 변화와 갈등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웃고 있는 모습과 수심에 가득 찬 표정이 상반되는 상준(윤계상)의 스틸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상준은 호수가 보이는 모텔의 주인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성실하게 살아가던 중, 비 오는 여름날 우연히 받은 한 손님으로 인해 모든 것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다. 윤계상은 “성실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본질을 잘 표현하고 싶어서, 꾸미기보단 덜어내고 순수해지려고 했다. 열심히 살아온, 사랑이 많은 사람이 갑자기 큰 충격을 받았을 때 감정을 당연하게 폭발시키지 못하는 먹먹한 순간이 있다. 그런 간극을 잘 조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매 작품 대체불가한 매력을 보여주는 이정은은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들며 해결하는 강력반 에이스 출신의 파출소장 보민으로 분한다. 범인을 잡고 싶은 술래의 본능을 가진 인물을 연기한 이정은은 “한 다큐에서 형사가 범죄자를 읽어야 그를 잡을 수 있고, 잡을 때의 쾌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봤었다. 이에 따라 직업 윤리를 떠나 ‘잡고 싶은 마음’이 보민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