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루 파리] 기자들도 취재 허가 경쟁을 해야 하는 ‘하이 디맨드 이벤트’의 세계

입력 2024-08-07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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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박 조코비치가 5일(한국시간)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벌어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2024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분류돼 한국 취재기자에게 배정된 티켓이 4장에 불과했다. 파리|AP뉴시스

노박 조코비치가 5일(한국시간)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벌어진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2024파리올림픽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승리한 뒤 포효하고 있다. 이 경기는 이번 대회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분류돼 한국 취재기자에게 배정된 티켓이 4장에 불과했다. 파리|AP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주관하는 올림픽에는 ‘하이 디맨드 이벤트(High Demand Event)’로 분류되는 행사와 경기가 있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대회 현장을 찾은 전 세계 취재진의 취재 요구가 많은 경기가 여기에 해당한다.

2024파리올림픽에서도 하이 디맨드 이벤트가 적지 않다. IOC는 지난달 27일(한국시간) 개회식과 이달 12일 폐회식,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전 등 취재진이 몰릴 것 같은 행사를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사전 지정했다. 대회 개막 이후에도 꾸준히 취재 현황을 모니터링해 일부 종목 준결승과 결승을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묶었다.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종목 중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분류된 경기가 있을 경우에는 대한체육회가 한국 취재진 수만큼 티켓을 일괄 신청해 배분한다. 다만 티켓이 반드시 취재진 수만큼 나오는 게 아니고, 그나마도 좌석과 입석으로 나뉘어져 있어 취재진은 운에 의존해야 한다. 입석의 경우 기자석에 앉지 못해 관중석과 계단에서 관전하거나, 기자실이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의 TV로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하이 디맨드 이벤트 티켓을 향한 눈치 싸움이 생각보다 치열하다. 한국선수단의 경기 중 대표적 하이 디맨드 이벤트는 김우민(23·강원도청)이 동메달을 목에 건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황선우(21·강원도청)가 출전한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김민종(24·양평군청)이 은메달을 딴 유도 남자 100㎏ 이상급이었다.

김우민이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라데팡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4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 역시 이번 대회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분류됐다. 파리|뉴시스

김우민이 지난달 28일(한국시간) 라데팡스아레나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수영 남자 400m 결선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경기 역시 이번 대회 ‘하이 디맨드 이벤트’로 분류됐다. 파리|뉴시스


5일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의 테니스 남자단식 결승 역시 취재 경쟁이 뜨거웠다. 애초 한국선수단 중 테니스 출전자가 없었지만, 대한체육회가 한국취재진의 요구를 반영해 하이 디맨드 이벤트 티켓을 가져왔다. 다만 배정된 티켓이 4장에 불과할 정도로 ‘선택받은 기자’는 극히 일부였다.

하이 디맨드 이벤트 경기는 출입 과정도 타 경기보다 까다롭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티켓 앱 ‘S.E.A.T’에 접속해 전자 티켓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게 익숙하지 않은 연로한 취재진도 예외는 아니었다. 출입문 앞에 ‘S.E.A.T’ 접속을 도와주는 자원봉사자가 많이 배치돼 그나마 나았지만, ‘S.E.A.T’의 존재마저 모르고 경기장을 찾은 취재진도 적지 않았다. 출입증 지참과 사전 취재 신청만이 전부가 아닌 ‘하이 디맨드 이벤트’의 세계는 올림픽의 세계적인 스케일을 확인할 수 있는 장이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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