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뒷줄 가운데)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앞줄 왼쪽은 KFA를 둘러싼 각종 행정 난맥상에 대해 실지 감사를 진행해온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뉴시스
제22대 국회 정기 국정감사는 일단 마무리됐다.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은 지난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현안 질의에 참석한 데 이어 24일 국감 종합감사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여야 의원들의 날 선 질의 공세에 시달렸다. 현안 질의 때는 질문 요지를 벗어난 엉성한 답변으로 일관해 크게 질타받았지만, 국감에선 비교적 명확한 입장과 정리된 견해를 밝히는 등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니다. 위기는 계속된다. KFA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 차원의 감사 최종 결과 발표가 기다리고 있다. 정확한 발표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애초 예정됐던 이달 30일은 지금으로선 어려워 보인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국감 당시 “(감사 결과 발표가) 조금 미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공정성 논란이 한창 들끓던 7월 기초 조사를 거쳐 실지 감사를 진행한 문체부는 ‘감독 선임’에 대한 조사 결과만 중간발표 형태로 공개했다. 나머지 행정 난맥상에 대한 부분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문체부는 ‘실지 감사는 거의 마무리됐으나, 최종 단계인 정 회장과 면담이 마무리되면 시일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와 각급 산하 위원회 콘퍼런스 일정도 고려됐다. AFC의 연례행사 중 가장 큰 규모이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의미도 담은 터라 문체부가 굳이 이 행사를 망칠 필요는 없다.
최종 감사 결과에 대한 체육계의 전망은 분분하다. 알맹이가 빠진 듯했던 ‘대표팀 감독 선임’ 중간발표와 딱히 다를 게 없을 것이란 예상이 있는 반면 일각에선 추상적 내용이 아니라 수치와 팩트 중심의 사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진 만큼 수위가 상당할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정확히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지도자 라이선스 이수자 선정 특혜 ▲심판 문제 ▲운영비 활용 문제 ▲특정 에이전시와 유착 의혹 등이 종합적으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문체부는 그동안 KFA가 프로 및 대표팀 감독이 되기 위해 반드시 소지해야 할 P급 지도자 라이선스 교육 이수자를 선정하면서 일부 지도자에게 특혜를 줬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KFA 담당자에게 경위를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문체위 국감과 함께 문체부 감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정 회장의 4연임 도전 여부에 적잖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만 내년 1월 KFA 차기 회장 선거에 후보로 등록할 수 있으나, 우선 당면한 감사에서 뚜렷한 하자가 없어야 정 회장은 연임의 당위성을 호소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