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 6명에새생명…세상밝히고떠나다

입력 2008-01-10 11:4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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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챔피언’ 최요삼(34·숭민체육관)은 갔지만 그의 사랑은 새 생명으로 다시 살아났다. 최요삼이 투혼을 불살랐던 신체의 일부를 남기고 세상과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복싱 경기 중 뇌출혈로 쓰러진 최요삼은 2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서 최종 뇌사 판정을 받았다. 최요삼의 주치의인 서울 아산병원 외과 홍석경 교수는 이정교 뇌사판정 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최요삼의 뇌사 상태를 확인했다. 가족들도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수긍했다”고 밝혔다. 아산병원은 이날 오전 진행된 1·2차 진단 결과를 토대로 낮 12시30분부터 뇌사 판정위원회를 열었다. 판정위원 9명의 과반수를 훌쩍 넘긴 7명(사회복지사·종교인·신경과 전문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위원회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만장일치로 최요삼의 뇌사 판정을 내렸다. 뇌사 이유는 ‘두개압 상승’이라고 밝혔다. 유족·지인들의 마지막 면회를 뒤로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던 최요삼은 오후 9시30분께 장기 적출을 위해 수술대로 옮겨졌다. 당초 수술은 8시로 예정됐지만 최요삼의 장기 일부를 받아가야 하는 전북대병원 의료진의 도착이 지연돼 수술 시간도 미뤄졌다. 최요삼은 생전에 일기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밝혔고 가족이 그의 숭고한 뜻을 따르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최요삼의 친동생이자 HO 스포츠매니지먼트 대표 최경호씨는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싶다던 요삼이 형의 뜻을 기리기 위해 가족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약 7시간의 걸친 수술로 6명에게 새 생명이 전달됐다. 당초 3일 오전 0시 인공호흡기를 떼어내 사망이 선고되면 장기 적출 수술을 통해 폐와 심장, 신장, 간장, 췌장, 각막 등 최대 9개의 장기를 말기 질환자들에게 나눠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폐의 경우 장기 두 개를 이식할 수 있었지만 수혜 대기자가 나타나지 않았고 췌장도 조직 거부반응을 보이면서 이마저도 이식할 수 없게 됐다. ‘아름다운 이별’을 완성한 최요삼은 장례 절차를 밟기 위해 세계 복싱평의회(WBC) 챔피언 벨트와 전성기의 멋드러진 대형 사진이 걸려있는 아산병원 장례식장 특별실로 옮겨졌다. 한편 최요삼의 유족은 사망 시간을 3일 오전 00시 01분으로 해달라고 언론에 요청했다. 이는 부친 고(故) 최성옥씨의 기일인 음력 11월 25일에 맞추기 위한 것이다. 〈김종력기자〉 - 경향신문이 만드는 生生스포츠! 스포츠칸, 구독신청 (http://smile.khan.co.kr) -ⓒ 스포츠칸 & 경향닷컴(http://sports.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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