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스포츠클럽]초고속카메라‘오심’캐치…심판은괴로워

입력 2008-05-1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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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프로 스포츠 구기 종목에서 심판들의 오심에 대한 비판여론이 예전에 비해 빈번하고 강도도 높아졌다. TV 중계방송 경험이 26년째인 필자는 “심판 당신들만 괴로운 게 아니라 캐스터 해설자도 괴롭기는 마찬가지요. 결론은 더 집중해서 오심을 줄이는 수밖에 없소. 끊임없는 연구로 어떤 위치에서 정확하게 판정할지,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요” 라고 말해주고 싶다. 요즘은 캐스터 해설자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초고속 카메라로 전문화된 PD와 카메라맨들이 플레이를 여러 각도에서 잡아내면서 다시 보여주는 장면이 보편화 되었다. 따라서 방송도 말로서 대충 때우는 게 이제 용납되지 않고 오심 역시 관대했던 시대가 끝나고 있다. 승패와 관계없이 시청자들로부터 평가를 받는 방송이 그렇듯 1승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승부세계의 판정미스는 그 파장이 현장에서 클 수밖에 없다. 야구의 경우 슬로우 비디오로 보면 손가락, 발이 베이스에 먼저 닿고 수비수가 몸에 태그 하는 장면을 미국, 일본 야구서도 가끔 볼 수 있다. 찰나적인 긴박한 장면을 육안으로 판정해야 하는 인간의 한계를 첨단화된 기계와 기술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며칠 전 프로야구는 홈으로 쇄도하는 주자를 포수가 태그 했음에도 심판의 이동속도와 위치선정 잘못으로 보지 못했고, 축구 K리그에서도 공이 골 안으로 분명히 들어갔음에도 노골로 선언된 장면이 방영되는걸 보았다.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농구, 배구 등 다른 국내 인기종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실체 스포츠 종목 중 육상, 수영, 골프 등 몇 종목만 오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 심판의 영향력이 거의 없거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없고, 순간의 판정보다는 감시기능이 더 강조되는 종목이다. 그 외 종목은 올림픽, 월드컵 등 최고 권위의 대회서도 판정미스와 시비는 인간이 하는 한 있을 수밖에 없다. 오심을 비판하는 기준에서 용인 될 수 없는 것은 능력을 갖추지 못한 자인지, 사심을 갖고 의도적으로 하는지 여부일 것이다. 현장의 감독, 선수들이 왜 우리 팀만 불리한 판정의 희생양이 되고 능력이 부족한 인물은 아닌지 라는 의문을 지니게 되면 사태는 복잡해지고 커진다. 따라서 어떤 종목이든 심판에게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도덕성일 것이다. 이제 팬들이 오심을 모르고 지나던 시대는 끝났다. 사람의 눈보다 훨씬 뛰어난 첨단장비가 팬들과 함께 감시하는 시대다. 그러니 심판직은 갈수록 힘들고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우수한 인재를 보유할 처우개선과 함께 심판들도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야 한다. 방송이 완벽할 수 없듯이 모든 판정도 완벽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완벽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해야 한다. 팬들은 인간의 눈과 첨단화된 기계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당연히 완벽한 판정을 원하고 있는 가운데 심판들은 우군도 없이 외로이 벌판에 서있는 존재로 변했다. 완벽을 향해 스스로 극복하는 방법밖에 없다. 허 구 연 야구해설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오랜 선수 생활을 거치면서 프로야구 감독, 코치, 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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