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에걸리면날총살해도좋다”…도핑적발된선수들의변명

입력 2008-08-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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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테스트에 적발된 선수들의 변명은 때론 구차하고 때론 처절하다. 대만야구팀 간판타자 장타이산은 도핑에 걸려 야구 본선 리그에 결장했다. 대만의 전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혀 자국민의 원성을 한 몸에 산 장타이산은 국제야구연맹(IBAF) 청문회에 나서 “남성용 불임치료제를 사용했다”는 엉뚱한 해명을 해 비난을 두 배로 받았다. 그의 변명은 길고 구차했다. “결혼 9년이 지나도록 2세가 생기지 않아 지난해 의사의 처방을 받고 불임치료제를 복용해왔다”고 구구절절 설명했지만 결국 출정 정치 처분은 면치 못했다. 사격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땄지만 도핑으로 메달을 박탈당한 북한의 김정수는 모든 잘못을 의료진 탓으로 돌렸다. 김정수는 IOC에 보낸 해명서에서 “숨쉬기가 힘들어 선수촌 내 의무실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북한 의료진에게 한약인 구심환을 처방받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구심환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확인까지 받았다”며 결백을 주장했지만 결국은 메달박탈. “단순한 영양제가 금지 약물 적발됐다”며 기계의 결함을 지적하는 ‘적반하장형’ 선수도 있다. 천연덕스러운 변명을 늘어놓은 그리스 육상선수 파니 할키아. 명백한 증거가 눈앞에 있는데도 할키아는 “믿을 수 없는 결과다. 내가 먹은 것이라고는 영양보충제인 비타민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할키아에게 올림픽 출전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베이징 도핑에 걸리면 나를 총살시켜도 좋다”는 소름 돋는 강경 발언을 내놓은 인도 여자 역도선수 모니카 데비. 베이징 행에 앞서 금지약물인 아나볼릭 복용 의혹을 받은 그녀는 출전 기회를 빼앗겼다. 끊임없이 결백을 주장한 데비는 도핑 결과 금지 약물이 검출되지 않았고 오히려 자신을 의심한 인도역도연맹과 국민들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반면 도핑 테스트에 응한 뒤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알아서 자국으로 돌아간 ‘양심적인’ 선수도 있다. 스페인 여자 사이클 선수 마리아 이사벨 모레노는 도핑 테스트를 받은 뒤 곧장 선수촌을 떠났다. 결국 모레노의 체액에서는 금지 약물이 나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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