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포스트게임]“3번해고돼야명감독된다”

입력 2009-02-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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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에서 가장 행복한 야구인을 꼽으라면 단연 삼성 김응룡 사장이다. 야구 지도자로서 누릴 것 다 누리고 통산 10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된 뒤 현역에서 물러나 프런트 최고 책임자로 일하는 자체가 행복이다. 김응룡 사장의 뒤를 이은 행복한 야구인으로 SK 김성근 감독(67)과 한화 김인식 감독(62)이다. 요즘같이 어려운 경제 속에서 60세를 훨씬 넘기고도 수억 원의 연봉을 받으며 왕성하게 현역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으니 행복한 야구인이다. 김성근 감독의 경우 지도자 생활을 구분했을 때 전반기는 갖가지 비판도 따랐다. 하지만 현재는 탄탄대로다. 야구인으로 말년 운이 김 감독만큼 대길운인 지도자도 없을게다. 만년 2등 지도자였다가 SK를 두차례 우승시킨 뒤 프로야구 최고의 감독이 됐다. 요즘에는 신문들이 김 감독 칭송에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김인식 감독도 야구에 항상 고마움을 느끼고 사는 분이다. 2회 대회 연속 WBC 한국팀 사령탑으로 된 것만으로도 김 감독은 한국의 ‘레전더리 지도자’로 손색이 없다. 3명의 감독들은 현역보다 지도자 생활이 훨씬 길다. 김성근 감독은 8개 구단 가운데 5개 팀을 옮겨 다니면서 감독을 지냈다. 김인식 감독도 쌍방울, OB, 한화 등 3팀 지도자를 역임했다. 김응룡, 김성근, 김인식 감독이 최고 지도자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데는 여러 차례 기회가 주어졌고, 오랫동안 현역 감독으로 머물렀을 수 있었던 게 결정적이다. 물론 능력을 보였기에 다른 팀에서 기회를 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요즘 지도자들은 이런 기회를 거의 가질 수가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으로 계약 종료 후 선택의 폭이 넓은 감독 외에는 한번 해고되면 인고의 계절로 접어든다. 두번째 기회가 전혀 보장이 안 된다. 스타 출신이 많은 프로 세대들의 한계다. 현재 WBC 코칭스태프 가운데 전직 감독 출신이 3명이 포함돼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 이순철 타격코치, 양상문 투수코치 등이다. 이들은 해태-기아, LG, 롯데에서 감독을 지냈다가 해고 혹은 계약 종료로 물러났다. 기아는 김성한 전 감독을 성적책임을 물어 해고한 뒤 2명의 감독을 교체했다. 이후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결과만으로도 구단의 선택이 현명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LG 역시 이순철 감독을 해고한 뒤 성적이 향상되지는 않았다. 김성한 전 기아감독은 호놀루루에서 기자와 만나 “지도자로서 능력이 우선이겠지만 운도 무시할 수가 없다. 두번째 기회를 갖는다면 첫번째 때보다는 훨씬 여유있게 야구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철, 양상문 전 감독들 역시 마찬가지 견해다. 메이저리그의 한 지도자는 “감독은 세번 해고돼야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현 LA다저스 조 토리도 뉴욕 메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3번이나 해고된 뒤 뉴욕 양키스에서 꽃을 피운 대표적 지도자다. WBC 대회를 통해 김성한, 이순철, 양상문 전 감독이 두번째,세번째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기다려본다. 스포츠동아 미국통신원 미국의 주말은 스포츠의 날이다.자정을 넘어서도 학원에 다녀야 하는 한국의 교육풍토.운동선수는 운동기계밖에 될 수 없는 학원스포츠.언제쯤 진정한 지덕체 교육이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한숨만 나온다.스포츠를 보면 미국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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