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구세주2’최성국웃음잃은세상…웃기러다시왔소

입력 2009-02-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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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구세주2’에 대한 몇몇 혹평에 대해 섭섭한 마음부터 털어놨다. ‘구세주’ 1편은 최성국에게 특별한 영화였다. 처음으로 영화 크레딧에서 제일 윗줄에 이름을 올린 영화. 그리고 190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영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평단의 반응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구세주2’편은 1편과 마찬가지로 철부지 부잣집 아들이 사랑하는 여인을 통해 사람구실 하게 되는 교훈적 내용의 코미디다. 1편은 완성도에서 평가가 엇갈렸지만 모처럼 조직폭력배가 주인공으로 나오지 않으면서도 흥행에 성공했다는 의미는 분명히 있었다. 이제 최성국이 다시 주연을 맡은 2편은 과연 어떤 평가를 받고 어떤 성적을 남길까? 최성국은 그 물음에 “왜 코믹 영화를 작품성만으로 평가하는지 모르겠다. 힘든 시기에 다른 시름 잊고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절실하다”고 했다. “100명의 스태프가 저만 바라보고 있어요. 투자시장이 얼어붙어 개런티도 손익분기점이 넘으면 받기로 했죠. 스태프들도 받을 몫을 많이 줄였어요. 손익분기점이 넘어야 모두 제 몫을 받아요. 100명의 스태프들 대부분 가장인데, 그 가족들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영화가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부담없이 즐겁게 보라는 영화...작품성만 따질 때 서운” 최성국은 직접 각 지상파 오락프로그램 제작진에 전화에 출연을 성사시키고 전국 지방 곳곳 무대인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포스터 카피와 마케팅 콘셉트까지 직접 아이디어를 냈다. “저 카피도(포스터를 가리키며) 오랫동안 고민 끝에 만들었어요” ‘안다. 아무도 안 기다린거... 하지만 우리는 만들었다’ 국내 최초, 아니 어쩌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솔직’ 혹은 ‘자학’ 마케팅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광고 카피다. “제가 영화를 10편 정도 했습니다. 물론 대부분 코믹 장르입니다. 대부분 혹평을 받았습니다. 별2개 이상 받은 적이 없어요. 그리고 ‘왜? 이런 영화 만들었냐?’는 질문도 엄청 받았습니다. 왜 만들었냐고요? 웃음을 드리기 위해 탄생한 영화입니다.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받았고 대답했던 질문과 대답을 솔직한 포스터 카피로 대신하고 싶었습니다. 영화는 드라마와 달리 각 극장에서 관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멜로나 액션, 코미디까지 입맛에 골라 관람하실 수 있게 만든 코미디 영화입니다. 그런데 자꾸 진짜 잘 만든 영화와 같은 잣대로 비교하니 솔직히 섭섭하죠.” 최성국은 웃을 수 있는 영화만의 매력, 그리고 상업영화의 미덕도 강조했다. 하지만 ‘구세주2’는 웃음만 가득한 영화라기보다는 잔잔한 멜로의 틀 안에 웃음코드를 장치한 영화다. 최성국은 새로운 코믹영화를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색즉시공’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에로티즘에 코믹을 더한 영화였습니다. ‘구세주2’는 ‘택시드라이버’를 아주 슬픈 멜로물 시나리오로 코믹하게 각색한 겁니다. 감독과 제작자, 그리고 저까지 셋이 모여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한국의 짐 캐리 혹은, 주성치로 불리고 있는 최성국은 사실 데뷔 초 멜로배우로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이제 10년 가까이 자의반, 타의반 코믹 연기를 해오며 국내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가 됐다. 그리고 제작환경의 어려움 속에 솔직히 별다른 기대를 받지 않았던 새 영화를 들고 기로에 섰다. 영화 속에서 과장된 표정과 몸짓으로 웃음을 던졌던 최성국은 진지하게 말했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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