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길댁’ 동네책방 주인장의 ‘마음을 비워두는 법’

입력 2021-07-06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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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위로하는 건,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건 에베레스트에, 심연에, 우주 끝에 있는 게 아니었다”

책방은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의 한적한 시골 마을 초입에 자리 잡았다. ‘섬타임즈’라는 이름의 동네책방이다.

주인장은 산문집 ‘그냥 눈물이 나’ 등으로 잘 알려진 에세이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이애경 대표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문을 연 책방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며 다양한 단상을 품어왔다.

제주에서 살아가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아낸 전작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도 그 과정에서 나왔다.

그가 새롭게 삶을 들여다보며 더욱 담백하고 깊어진 시선을 묶어 산문집 ‘마음을 비워둘게요’(언플드)를 최근 펴냈다.

작가는 도시의 번잡함에서 훌쩍 벗어나 한갓진 시골마을에서 자신에게 맞는 삶을 속도를 찾아가며 일상 주변의 소소한 단면에 마음을 기울인다.

책방을 찾는 이들과 소통하며 온기와 긍정성의 힘을 찾는다.

시골 마을의 골목길을 오가는 이들과 이웃에게서 작은 배려의 눈길도 받는다.

온기와 긍정성과 배려 등은 그래서 평범한 일상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작가는 거기서 새로운 에너지와 이야기를 발견하면서 삶의 또 다른 중심을 찾아나간다고 말한다.

“내가 당연하다 믿었던 것들, 그래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는 순간이 있다. 이런 순간이 늘어날수록 타인에 대한 이해도 조금씩 더 깊어진다.”

작가에게 이 같은 깨달음을 안겨주는 이들의 말은 결코 거창하지 않다. 제각각 살아온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길어 올린 말은 작가의 메모 속에서 아름다운 문장이 된다. 아름다움 역시 화려한 수사보다는 오롯한 정감과 진심의 말이 된다.

그래서 작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내 마음을 위로하는 건, 방향을 제시하고 격려하고 용기를 주는 건 …, 바로 내 곁에, 일상에 있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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