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잡은 사우디&독일 격파한 일본, 닮은 듯 다른 ‘다윗의 승리’ 비책

입력 2022-11-24 18: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각각 아르헨티나와 독일을 격파한 사우디아리비아와 일본의 승리는 닮은 듯하면서도 달랐다. ‘골리앗을 잡은 다윗’의 승리 비책은 ‘잘 하는 것을 제대로 하는 것’이었다.

2022카타르월드컵 개막 이후 놀라움의 연속이다. 23일(한국시간)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조별리그 E조 1차전 독일-일본전은 ‘언더독’의 승리로 끝났다.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전 동점과 역전을 이룬 일본은 2-1 승리를 거두며 독일에 본선 2연패를 안겼다. 하루 전(22일)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아르헨티나에 거둔 사우디의 2-1 역전승과 닮은꼴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한 결과다.


●흔들리지 않는 수비

사우디와 일본 모두 페널티킥(PK)으로 선제골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다. 탄탄한 수비로 버텼다는 점이 비슷하다. 사우디는 철저하게 수비라인을 컨트롤하고 오프사이드 트랩을 구사했다. 1골차 리드를 잡은 뒤에는 수비수를 대거 투입해 순간적으로 6백을 형성했고, 수문장 모하메드 알오와이스(알힐랄)의 선방쇼를 바탕으로 아르헨티나의 공격을 틀어막았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를 빼고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투입하는 한편 포백에서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일단 수비를 안정시킨 뒤 경기 장악력을 높여가려는 의도였다. 이 전략은 상대적으로 화력이 부족했던 독일에 제대로 먹혔다. 일본 역시 역전을 이룬 뒤 수비에 집중하며 승리를 지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원샷원킬’ 사우디&‘물량공세’ 일본

골을 만드는 과정에선 차이가 있었다. 사우디는 제한된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0-1로 뒤지던 후반 초반 전열이 흐트러진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공략했다. 살레 알셰흐리(후반 3분), 살렘 알도사리(후반 8분·이상 알힐랄)의 마무리가 일품이었다. 사우디가 후반전에 때린 2개의 슛이 모두 골로 이어졌다.

반대로 일본은 공격에서 물량 공세로 승리를 따냈다. 경기 주도권을 틀어쥔 후반 중반부터 공격수들을 잇달아 투입했다. 아사노 다쿠마(보훔),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는 후반 12분,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 미나미노 다쿠미(AS모나코)는 각각 26분과 29분 차례로 들어갔는데, 이 때 피치 안의 일본 공격수는 무려 6명이었다. 후반 30분 미토마와 미나미노가 수비진을 흔들었고, 도안이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38분에는 아사노가 니코 슐러터벡(도르트문트)의 견제를 이겨낸 뒤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두려움 떨쳐낸 ‘다윗의 승리’

강팀을 상대한다고 해서 위축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승리다. 에르베 르나르 사우디 감독은 아르헨티나전 이후 “이것이 축구다. 때로는 완전히 미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월드컵에 오면 자신을 믿어야 한다. 축구에선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감독 역시 “일본축구가 세계적 수준으로 가고 있다. 우리의 능력을 보여줬다. 우리 선수들이 매우 영리하게 경기를 잘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강하게 싸웠기에 승리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