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맞은 아이와 걷기 좋은 서울도보해설관광 코스 3곳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3-01-27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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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동에 있는 천도교 중앙대교당.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거점이자 소파 방정환 선생이 주도한 어린이운동의 출발점이기도 한 근대사의 주요 유적이다. 사진제공 | 서울관광재단

창경궁·인사동·성북동…해설 들으며 걸어볼까

해설사 동행 무료 관광코스 인기…‘비짓서울’서 예약 접수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아이와 함께 하는 긴 시간 동안 어디를 갈까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큰 맘 먹고 멀리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준비와 비용, 시간 등으로 매번 떠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집 가깝고 교통 편한 도심에서 아이들에게 유익한 체험을 시키면서 어른도 함께 즐길 만한 가벼운 나들이를 생각한다면 서울도보해설관광이 좋은 선택지다.

서울관광재단(대표 길기연)이 운영하는 서울도보해설관광은 주요 관광 명소를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적인 해설을 들으며 탐방하는 무료 관광프로그램이다. 서울 관광정보 웹사이트 비짓서울에서 예약이 가능하다. 올해 광화문광장, 경복궁 돌담길과 청와대, 율곡로 궁궐담장길 등 새로운 코스 3곳을 개설해 현재 총 54개 코스다. 특히 최근 3년간 초등학생 이용자에게 인기가 높았던 6개 코스를 가족코스로 선정해 운영하고 있다. 마침 서울관광재단은 겨울방학을 맞이한 자녀와 함께 나들이하기 좋은 가족코스 3곳을 추천했다.



●임금의 지극한 효심, 창경궁 코스

서울에 여러 고궁들이 있지만 그중 경복궁, 창덕궁에 이은 세 번째 궁궐인 창경궁은 남다른 사연이 담겨 있는 명소이다. 창경궁에는 조선 22대 왕인 정조의 백성에 대한 사랑과 어머님에 대한 효심이 담긴 공간들이 남아있다.

창경궁은 원래 조선 9대 왕인 성종의 효심으로 탄생한 궁궐이다. 당시 생존해 있던 정의왕후, 소혜왕후, 안순왕후 등 세 왕후를 모시기 위해 옛 수강궁 터에 세운 별궁이었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됐다가 광해군 때부터 재건을 했다. 다른 궁궐들에 비해 전각의 규모가 아담하고, 지형을 그대로 살려 언덕과 평지로 이루어진 공간 구성이 이채롭다.

창경궁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홍화문이 눈에 들어온다. 영조와 정조 시절 대민소통의 장소로 적극 사용했던 곳이다. 특히 이곳에서 정조는 수원화성행차를 전후해 빈민들에게 쌀을 하사하는 행사를 열었다. 자경전 터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침전이다. 언덕이 있는 창경궁의 가장 높은 자리에 어머니의 침전을 만든 정조의 효심을 엿볼 수 있다.



●독립운동의 흔적들, 인사동 코스

걷는 동안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아이들의 역사 교육 코스다. 인사동은 한성부의 관인방과 대사동의 가운데 글자 ‘인(仁)’과 ‘사(寺)’를 따서 붙여진 지명이다. 이곳에는 3·1운동 유적지인 태화관 터와 탑골공원, 승동교회, 천도교 중앙대교당, 조선건국동맹 터, 독립선언문 배부 터 등 많은 유적지를 만나볼 수 있다. 인근에 있는 보신각은 매년 12월 31일 자정 새해 타종이 이뤄지는 곳이다.

근대사 유적 외에 골목길 투어도 인사동 도보여행의 매력이다. 아기자기한 골목길 끝에 예쁜 카페나 찻집이 있고, 쌈지길 등 젊은 감성의 시티투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있다.



●문학과 문화재, 성북동 코스

발 딛는 곳마다 문학, 문화재 그리고 조국에 대한 사랑 이야기가 가득하다. 이태준 소설가, 전형필 선생, 한용운 선생 등의 흔적이 남아 있다. 백석 시인을 향한 길상화 김영한의 70년 넘는 사랑이 담긴 길상사를 비롯해 소설가 이태준의 고택이었던 수연산방 등이 이곳에 있다. 또한 우리 문화재를 지켜냈던 간송미술관의 창립자 전형필 선생의 간송 옛집, 만해 한용운 선생이 말년을 보낸 심우장 등 근대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의 자취가 도보투어 곳곳에 있다.

근대사 인물은 아니지만 4대 국립박물관장이자 미술사학자였던 최순후 선생의 옛집도 1930년대 경기 지방 한옥의 형태를 보존한 곳으로 함께 돌아보면 좋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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