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자유형 100m 한국기록 수립한 허연경(방산고3)…“잊혀지지 않는 선수 될 것”

입력 2023-03-30 17: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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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연경(방산고3). 사진제공 | 대한수영연맹

“이번 한국기록 수립 외에도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

‘여고생 국가대표’ 허연경(18·방산고3)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27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3국가대표선발전에서 여자 자유형 100m 한국기록(54초74)을 수립한 뒤 자신감이 붙어서다. 김서영(29·경북도청-우리금융그룹)과 정소은(28·울산광역시청) 등 한 세대 위 선배들의 기록을 갈아치운 그는 다가올 7월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9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활약을 다짐했다.

허연경은 30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유형 200m 기록 추이가 더 좋았다. 자유형 100m에서 한국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쁨보단 놀라움이 가득했다. 그래서인지 기록 경신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한국신기록을 달성한 소감을 밝혔다.

허연경은 이은지(17·방산고2), 문수아(15·서울체중3) 등과 함께 한국여자수영을 대표하는 유망주다. 지난해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와 12월 호주 멜버른 세계쇼트코스선수권대회에서 여자대표팀 주력자원으로 활약했다. 부다페스트 대회에서 혼성 계영 400m(3분29초35)와 여자 계영 400m(3분42초94), 여자 혼계영 400m(4분5초29), 여자 계영 800m(8분13초00)에 나서며 팀에 보탬이 됐다. 멜버른 대회에서도 여자 자유형 50m(24초99), 여자 자유형 100m(54초59), 여자 자유형 200m(1분58초41), 여자 혼계영 200m(1분48초24), 여자 혼계영 400m(3분56초66)에 출전했다. 입상은 하지 못했지만 세계무대를 누빈 경험은 허연경에게 큰 도움이 됐다.

자연스레 올 시즌을 앞두고 동기부여가 커 연습을 철저히 했다. 허연경은 “PYD 수영클럽에서 (정)소은 언니 등 선배들과 철저히 시즌을 준비했다”며 “기존에는 팔을 쭉 펴는 동작으로 경기에 나섰지만 100m 뿐만 아니라 200m도 온전히 소화하려고 팔을 좀 구부리는 형태로 동작으로 수정했다. 그 전에는 턴하기 5m 전엔 무서워서 속도를 많이 줄였는데 이젠 요령이 생겼다”고 올해 호성적을 자평했다.

스타트를 잘 끊었지만 욕심이 더욱 크다. 자세 수정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자세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아마추어 수영선수 출신인 어머니 박은정씨도 한국기록을 수립한 딸을 향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보단, 차분한 태도로 그를 응원한다.

초등학교 3학년 시절 수영을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타고난 힘이 좋다. 여기에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침착한 성격도 허연경의 성장을 가속했다. PYD 수영클럽에서 그와 한솥밥을 먹은 김효열 코치가 최근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한 점도 허연경에겐 호재다.

허연경의 이번 자유형 100m 한국기록은 아시안게임에서 2010광저우대회와 2014인천대회 모두 메달권 진입이 가능하며, 2018자카르타-팔렘방대회 기준으로는 메달권에 살짝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나이를 감안하면 잠재적인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라 그를 향한 한국수영의 기대가 크다.

허연경은 “이번 한국기록을 수립할 때 초반에 치고나가지 못했다. 세계무대에서 초반부터 치고나가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하기 보단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는 선수가 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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