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5000p 돌파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은행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코스피 5000p 돌파에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은행


[스포츠동아 정정욱 기자] 한국 증시가 22일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 5000p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 지수 출범 이후 46년 만의 대기록으로 한국 증시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42.60p(0.87%) 오른 4952.53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019.54까지 올라 20일 세운 사상 최고치(4935.48) 기록을 경신했다. 1.57% 상승한 4980선에 출발한 지수는 매수세가 몰리면서 개장 1분여 만에 5000선을 넘어섰다. 한때 상승폭을 2% 넘게 확대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시가총액 대형종목들이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 전환하면서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코스피는 1989년 3월 31일 1000p선을, 2021년 1월 6일 3000p선을 돌파했다. 이후 4년이 넘도록 2000p대에 갇혀 박스권 흐름을 나타냈다. 그러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힌 데 이어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반영되며 지난해 10월 28일 처음으로 4000p에 도달했고, 불과 3개월 만에 5000p를 넘어선 것이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주요 20개국(G20) 주요 주가 지수 중 압도적 1위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18.65% 상승해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은 3.73%로 12위에 그쳤다.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증시를 주도하는 가운데, 피지컬 AI(인공지능) 선두 기업으로 떠오른 현대차와 국제 정세 불안으로 방산주가 새 주도주로 떠오르며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올해에만 각각 25%, 14% 올랐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만 전일 기준 1424조 원으로 코스피 시총 비중의 40%에 육박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 연초 이후 85.16% 급등하며 시가총액 100조 원을 돌파했다.

코스피의 역대급 불장 배경은 반도체 업종 강세, 글로벌 유동성 확장 기조, 기업 실적 개선, 정부의 밸류업 정책, 상법 개정 추진 등 정책적 지원이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증시의 고질적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해소가 이뤄지는 원년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볼 때도 상징성이 있다”며 “밸류업 정책, 상법 개정을 통한 주주들의 권익 보호,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실현 등 정책적 지원이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했다.

이제 관심은 5000p를 넘어 6000p 달성으로 향하고 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 지속 여부와 환율,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