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무 수출 계약체결식에서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서민정 주노르웨이 대한민국 대사, 이용철 방위사업청 청장, 김태곤 방위사업청 국제협력국 국장,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마르테 게르하르센 노르웨이 국방차관 및 그로야레 노르웨이 국방물자청 청장(왼쪽부터)등 양국 관계자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과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000억 원) 규모의 다연장로켓(MLRS) ‘천무’ 풀패키지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북유럽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대한민국 정부와 기업이 ‘원팀’으로 움직여 이뤄낸 방산외교의 쾌거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노르웨이 현지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 이용철 방위사업청장 등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가 참석했다. 노르웨이 측에서도 마르테 게르하르센 국방차관과 라르스 레르비크 육군 사령관 등이 배석해 양국 간 국방 협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이번 계약에는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체계가 모두 포함됐다.
이번 수주는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HIMARS)와 유럽 KNDS의 유로-풀스(EURO-PULS) 등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주력 무기체계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거둔 성과다. 당초 노르웨이가 NATO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국산 무기체계의 진입 장벽이 높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한국 정부의 전략적인 방산외교가 결정적인 판도 변화를 이끌어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축사를 통해 “한국전쟁 당시 의료지원으로 시작된 양국의 연대가 방위산업 협력이라는 최고 수준의 신뢰로 발전했다”며 “천무가 북극해 안보의 핵심 축인 노르웨이의 안보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NATO 주력 무기 제친 ‘원팀’ 방산외교의 승리
이번 계약의 이면에는 정부의 치밀한 지원 사격이 있었다. 강 비서실장은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노르웨이를 방문해 친서를 전달하며 천무의 우수성을 직접 설득했다. 이어 11월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는 등 고위급 소통을 지속하며 신뢰를 쌓았다.
주노르웨이 한국대사관 역시 지난해 2월 ‘인더스트리 데이’를 개최해 현지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 등 후방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민관 협동 ‘세일즈 외교’는 노르웨이 정부가 요구한 장기 군수지원 및 산업협력 제안을 충족시키는 핵심 동력이 됐다.
●극저온 맞춤형 기술력으로 북유럽 전역 공략
기술적 측면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노르웨이의 혹독한 기후에 최적화된 ‘현지 맞춤형’ 천무를 제안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하의 극저온과 설원 환경에서도 오차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개량된 천무는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 노르웨이 군 당국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폴란드와 중동에 이어 에스토니아, 노르웨이로 이어지는 ‘천무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특히 노르웨이 진출은 인근 스웨덴과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검토하게 만드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 비서실장은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나 “노르웨이의 선택으로 인근 국가들도 한국 무기체계를 검토하는 흐름이 만들어진 것이 매우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손재일 대표는 “K9 자주포로 쌓은 신뢰와 정부의 외교력이 결합해 일궈낸 성과”라며 “운용국 간 부품 수급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천무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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