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 크리스 호드릭 EPC 사업부장과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박재홍 법인장(왼쪽부터)이 미국에서 ESS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한화큐셀 크리스 호드릭 EPC 사업부장과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박재홍 법인장(왼쪽부터)이 미국에서 ESS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에너지솔루션


[스포츠동아 원성열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현지 생산 역량을 앞세워 대규모 ESS(에너지저장장치)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며 북미 시장 지배력을 한층 강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4일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미국법인과 총 5GWh 규모의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사가 지난 2024년 5월 맺은 4.8GWh 규모의 공급 계약에 이은 두 번째 대규모 성과로, 제품 경쟁력과 현지 생산 역량을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IRA 리스크 정면 돌파
공급되는 제품은 LG에너지솔루션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서 생산되는 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다. 해당 물량은 2028년부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납품되어 한화큐셀이 추진하는 미국 내 전력망 ESS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협력 범위와 공급 물량을 크게 확대하며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구축하게 됐다. 무엇보다 미국 내 구축한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배터리와 태양광 모듈을 연계한 에너지 인프라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협력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요구하는 미국산 요건을 완벽히 충족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는 미시간주에서, 한화큐셀의 태양광 모듈은 조지아주에서 각각 생산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전반이 미국 현지 생산으로 이뤄짐에 따라 관세 부담과 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보조금 수혜 가능성을 높여 사업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양사의 이번 협력은 정책적 리스크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미국 정부가 자국 내 생산 비중을 높이는 기업에 혜택을 주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생산 기반의 ESS 솔루션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와 한화큐셀의 태양광 기술이 결합한 통합 에너지 인프라는 미국 내 청정 에너지 공급망 강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 박재홍 법인장은 “프로젝트 전 과정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한화큐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차별적 가치를 기반으로 장기적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며 “양사가 함께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이 고객 사업의 성공과 미국 전력망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큐셀 크리스 호드릭 EPC 사업부장 역시 “대규모 ESS 수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태양광부터 ESS까지 통합된 솔루션을 제공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차별적인 지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ESS 시장 주도권 선점 박차
최근 AI(인공지능) 관련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대와 산업 전반의 전동화 추세로 인해 ESS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ESS 설치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북미 ESS 수요는 북미 전체 배터리 시장의 절반 수준까지 그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속에서 ESS가 배터리 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를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넘어 현지 생산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글로벌 ESS 시장의 주도권을 장악한다는 구상이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