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기 치료시 5년 생존율 최대 80%
온병원 “흡연·가족력 있을시 매년 저선량 폐 CT검사”
온병원 “흡연·가족력 있을시 매년 저선량 폐 CT검사”
(사진제공=온종합병원)
폐암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발병 위험이 2,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부모나 형제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순일곱 살 A씨(여)는 지난 10월 집 근처 병원에서 CT검사상 폐에 이상소견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교수(전 고신대복음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찾았다. 평소 당뇨와 고혈압 약을 복용하던 A씨는 몇 년 전 어머니도 폐암으로 고생했던 사실이 떠올라 더럭 겁이 났다. 그는 온종합병원 영상의학인터벤션센터에서 최기복 소장(전 인제의대 백병원 영상의학인터벤션 교수)으로부터 경피적 폐 생검을 통해 우상엽 폐암선암으로 진단 받았다.
A씨는 또 정밀검사 중 조영 CT검사에서 나타난 폐암 외에도 왼쪽 유방의 6㎜ 크기의 결절이 유방암으로 의심됨에 따라, 온종합병원 폐암수술센터 최필조 교수(전 동아대병원 흉부혈관외과 교수)는 같은 병원 유방·갑상선외과 정영래 과장과 협진을 통해 흉강경하 우상엽 절제술 및 종격동 임파절 절제술, 유방종양 제거술을 동시에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A씨는 완쾌해 퇴원했다.
50대 남성 B씨도 지난 3월 두 달째 기침이 그치지 않고 가래까지 심해 온종합병원을 찾았으며, 저선량 폐 CT상에 폐 영상이 뿌옇게 그림자가 져서 폐암이 의심됐다. B씨는 부친이 폐암이었던 가족력이 있는데다, 지난 2018년 온종합병원에서 검진시 우연히 발견돼 줄곧 관찰해오던 폐결절이 5㎜까지 커지고 있어 우하엽 간분절 절제술을 시행했다. 그는 수술 후 조직검사 상 조기폐암으로 확진됐으나, 현재까지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폐암 발병 위험이 2∼3배 높다는 사실은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자료 등에서도 잘 확인되고 있다.
온종합병원 최필조 교수는 “남성의 경우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45세 이후부터, 여성은 55세 이후부터 매년 저선량 흉부 CT(컴퓨터단층촬영)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정기적인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만이 최고의 사망률을 보이는 폐암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폐암으로 볼 수 있는 1기 또는 2기의 5년 상대 생존율은 각각 80%, 60%이다. 이는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폐암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폐암은 기수가 높을수록 생존율이 낮아지며, 4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5% 이하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치료 방법과 조기 치료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점차 향상되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폐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요하다.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은 폐암 조기 발견에 효과적이다. 국립암센터는 만 54세에서 74세 남녀 중 30갑년(하루 평균 담배 소비량×흡연 기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폐암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평소 기침 등의 증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도 폐암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기침, 호흡곤란, 가슴 통증,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폐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흡연은 폐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므로, 폐암의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당장 금연해야 한다.
온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김제훈 교수는 “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인이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높다”고 말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1배에서 15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는 거다. 하루에 피우는 담배 개비 수, 흡연 기간, 흡연 시작 연령 등이 폐암 발생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흡연량의 경우 일반적으로 하루에 한 갑 이상 피우는 흡연자는 하루에 반 갑 이하로 피우는 흡연자보다 폐암 발생률이 5∼7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또 흡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률이 높아지는데, 흡연을 시작한 지 15년 이상 지난 흡연자는 15년 미만인 흡연자보다 폐암 발생률이 4, 5배가량 높다고 알려져 있다. 게다가 청소년기에 흡연을 시작하면, 성인이 되어 흡연을 시작한 경우보다 폐암 발생률이 3, 4배 높다고 한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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