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10명 중 8명, 증상 뒤 병원 찾아… 조기검진 필요성 커져

평균 68세·고령층 비중 높아… 초기 발견 비율 여전히 낮아
전문의 “흡연력·가족력 있으면 정기 저선량 CT 검진 고려해야”

사망률 1위 암으로 꼽히는 폐암 환자의 다수가 증상 발생 이후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온병원 폐암수술센터 분석에 따르면 2020~2025년 11월 폐암 수술을 받은 환자 130명의 평균 연령은 68세였으며 60대 이상이 전체의 80%를 넘어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울산 등 동남권 환자가 전체의 약 97%를 차지했다. 성별은 남성이 약 56%, 여성이 약 44%였다.

내원 경로 분석 결과 환자 10명 중 8명 이상이 기침·가래·혈담 등 호흡기 증상 발생 후 병원을 찾았으며,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폐 결절이 발견돼 진료로 이어진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 같은 결과는 여전히 폐암 조기 발견 비율이 낮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폐암은 국내에서 암 사망 원인 1위이며, 세계적으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흡연·고령화·환경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유병률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된다.

의료계는 폐암의 특성상 초기 진단 시 생존율이 높은 편이나, 병기가 진행된 이후 발견될 경우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증상이 거의 없는 초기 단계에서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정기적 검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국립암센터와 국가검진사업은 만 54~74세이면서 30갑년 이상의 흡연력을 가진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2년마다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권고하고 있다.

전문의들은 흡연력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 국가검진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의료진과 상담해 정기 검진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폐암 예방과 관련한 생활습관 측면에서는 금연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꼽히며, 장기간 금연을 유지할수록 위험 감소 효과가 커지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의료진은 금연과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 공기오염 노출 최소화 등의 실천이 권장된다고 설명한다.

온병원 폐암수술센터 최필조 센터장은 “정기적인 저선량 CT 검진과 금연, 공기오염 노출 최소화,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를 병행한다면 사망률 1위 폐암도 조기 발견과 체계적인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될 수 있다”며 “지역 주민들이 증상을 기다리지 말고, 조기검진의 ‘골든타임’을 스스로 챙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