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규정 무시하고 낙찰 후 지연 계약… 관리 체계 구멍에 혈세만 낭비
시민단체, 관련 공무원 3명 ‘업무상 배임’ 고발… 경찰 수사로 ‘윗선’ 규명 관심

구리시청 전경. 사진제공ㅣ구리시 

구리시청 전경. 사진제공ㅣ구리시 



안승남 전 구리시장 재임 시절, 구리시가 유통종합시장 대부 과정에서 기본적인 서류 검증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17억 원에 달하는 시 재산 손실을 입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특히 계약 과정에서 명백한 법규 위반 정황까지 포착돼 파장이 일고 있다.

10일 구리시와 감사원 결과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23년 5월 구리유통종합시장 입점 업체인 엘마트에 대부료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업체가 제출한 금융감독원 등록되지 않는 업체의 보증서를 그대로 수용했다. 이후 보증 사고가 발생했으나 해당 업체가 무허가 기관으로 밝혀지면서 보증금을 단 한 푼도 회수하지 못했고, 결국 17억 원의 고스란히 시의 손실로 남게 됐다.

행정 절차상의 위법성 논란도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낙찰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입찰은 무효가 된다. 그러나 당시 구리시는 엘마트가 기한 내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틀이나 지난 1월 18일 계약서를 작성하며 특혜 의혹을 자초했다.

구리시는 사건 발생 후 뒤늦게 조례를 개정하면서 삭제된 보증금을 부활하고, 엘마트와 보증업체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시 관계자가 “당시 법령상 허가 업체 보증서가 필수라는 조항이 없어 받아들였다”고 해명하는 등 행정의 무능함과 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스스로 드러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이 사건은 사법당국의 수사 도마 위에 올랐다. 구리발전협의회는 당시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공무원 3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기북부경찰청에 고발했다.

시 담당 팀장은 “당시 전임자가 왜 입찰 무효 처리를 하지 않고 계약을 강행했는지 알 수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당시 결정에 관여한 윗선의 지시 여부 등 책임 소재가 명확히 가려질 전망이다.

구리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