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조례동 풍전주유소에서 조례마을을 연결하는 길이 662m, 폭 20∼25m 왕복 4차로 규모 도시계획 도로. 사진제공│순천시

순천시 조례동 풍전주유소에서 조례마을을 연결하는 길이 662m, 폭 20∼25m 왕복 4차로 규모 도시계획 도로. 사진제공│순천시




조례동 도시계획도로 1단계보다 공사비 2배 폭등… ‘혈세 먹는 하마’ 전락
노관규 시장 “전임 시정 방만한 늑장 행정이 초래한 결과” 뼈아픈 쇄신 촉구
“고속도로나 철도도 거뜬히 깔 수 있는 11년의 세월 동안, 고작 662m 도로 하나 뚫었습니다. 그사이 시민들의 피 같은 혈세는 눈덩이처럼 불어났죠.”

전남 순천시(시장 노관규)가 고작 662m 길이의 도로 하나를 개통하는 데 무려 11년이 넘는 시간을 허비하며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16일 조례동 풍전주유소와 조례마을을 잇는 도시계획도로 개통식을 열고 11년 3개월 만에 차량 통행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개통의 기쁨보다 십수 년간 이어진 행정 무능에 대한 씁쓸함이 더 짙었다.

이번에 개통된 2단계 구간(662m)에 투입된 예산은 총 219억 원이다. 지난 2012년 개통한 1단계 구간(560m)에 95억 원이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거리 차이는 근소함에도 사업비는 두 배 이상 치솟았다.

2014년 12월 착공 당시만 해도 1, 2단계를 합쳐 약 200억 원 수준으로 책정됐던 예산 계획은 토지 보상 지연, 전선 지중화 작업, 반복되는 민원 대응 과정에서 공기가 기약 없이 늘어지며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늦어진 공사 기간만큼 늘어난 사업비는 고스란히 시민의 혈세 부담으로 돌아왔다.

지각 개통 현장에 참석한 노관규 순천시장은 전임 시정들의 방만한 업무 처리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노 시장은 “안 할 공사라면 즉각 포기하고, 해야 할 공사라면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했어야 한다”며,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사이에 눈덩이처럼 불어난 공사비 피해는 결국 시민들의 몫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이러한 예산 낭비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행정 쇄신을 주문했다.

순천|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