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상처와 평화의 가치 되새기는 역사교육의 장 마련

경상북도교육청이 학도병 기록물 전시회 ‘소년의 시간’을 개최하고 있다. 사진제공 ㅣ 경상북도교육청
경북교육청은 6월 30일까지 본청 1층 전시공간에서 ‘경상북도 학도병 기록물 수집 및 정리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기록물 전시회 ‘소년의 시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2024년부터 추진해 온 학도병 기록물 수집·정리 사업을 통해 발굴한 각종 사료와 구술 기록을 도민들과 공유하고, 6·25전쟁 당시 학업을 멈추고 전장으로 향했던 소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던 학도병들의 삶을 기록으로 되살려, 평화의 소중함과 역사교육의 의미를 되새기는 교육의 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기록으로 소환한 75년 전 소년들의 시간’을 주제로, 전쟁 이전에는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던 학생들이 시대의 비극 앞에서 어떤 선택과 희생을 감당해야 했는지를 다양한 기록을 통해 조명한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년간 도내 곳곳에 흩어져 있던 학도병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정리하는 작업을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참전 학도병과 유가족을 직접 만나 구술 채록을 진행하고, 개인이 소장해 온 사진과 문서, 유품 등을 수집해 역사적 가치를 지닌 기록물로 보존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90대 참전용사 21명의 생생한 증언이 담긴 구술 기록과 영상 자료를 비롯해 사진 33점, 졸업장 4점, 학생증 1점, 참전 수기 3편 등 다양한 자료가 공개된다. 관람객들은 기록물 하나하나를 통해 평범한 학생이었던 소년들이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어떤 삶을 살아야 했는지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다.
전시의 핵심 공간 가운데 하나인 ‘기억의 학교’ 코너는 올해 4월부터 진행 중인 도내 중·고등학교 학적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성됐다.
학적부에는 ‘징집으로 입대’, ‘의병제대’, ‘상이제대’, ‘종군 중 복교’ 등 짧은 문구들이 남아 있다. 몇 글자에 불과한 기록이지만 그 안에는 학생의 일상이 전쟁으로 인해 단절되고, 부상과 희생, 복학의 과정까지 감당해야 했던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전시를 통해 학적부가 단순한 학교 행정문서를 넘어 전쟁의 상처와 학생들의 희생을 증언하는 역사 자료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이름 없이 지나칠 수 있었던 수많은 학도병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시장에는 학도병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졸업장과 학생증, 기증 사진, 참전 수기 등도 함께 전시된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학도병을 단순한 전쟁 참여자가 아닌 미래에 대한 꿈을 품고 살아가던 학생의 모습으로 바라보게 된다.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협조로 대여한 6·25전쟁 관련 유품도 공개된다. 해당 유품은 학도병으로 확인된 유해와 함께 발굴된 자료들로, 전쟁터로 향해야 했던 소년들의 현실과 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물로 주목받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이번 전시가 과거를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학생들과 도민들이 평화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체감하는 살아있는 역사교육의 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기록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기록 보존의 중요성과 교육적 가치를 함께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학적부 속 짧은 문구 하나에도 당시 소년들의 희생과 헌신, 그리고 지워지지 않은 삶의 흔적이 담겨 있다”라며 “학도병들의 이야기를 찾아내고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우리 교육청이 반드시 해야 할 역사적 책무”라고 말했다.
안동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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