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조우진 “쏟아지는 칭찬, 도망가고 싶어요…홍보는 마치고요” (종합)

입력 2021-06-24 09: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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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진 “22년만의 첫 주연, 그냥 울었죠”
“실제로 딸 바보, 똥멍청이…딸에게 고마워요”
“촬영 끝나고 고혈압 얻어, 매일 같이 악몽 꾸기도”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여기서 관심을 더 받으면 도망가고 싶을 거예요. 영화 홍보는 마치고 도망가겠습니다”

배우 조우진이 22년 만에 첫 단독 주연에 나섰다.

23일 영화 ‘발신제한’이 개봉했다. ‘발신제한’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의문의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최근 동아닷컴은 ‘발신제한’ 개봉 전 조우진과 화상으로 만나 데뷔 첫 단독 주연에 나선 소회와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더 살 떨리고 긴장되고 부담되는 걸 보니 개봉이 실감되네요”


실제 조우진은 조심스럽고 겸손한 배우였다. 치열한 카 체이싱 액션을 선보인 추격 스릴러의 주인공이라고는 상상이 되지 않을 정도로 긴장한 채 인터뷰에 임한 모습이 반전 매력으로 다가왔다.

1999년 연극 ‘마지막 포옹’으로 데뷔한 조우진은 영화 ‘내부자들’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드라마 ‘도깨비’, 영화 ‘남한산성’ ‘1987’ ‘국가부도의 날’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남긴 조우진에게 ‘발신제한’의 의미는 남다르다. 데뷔 22년만의 첫 주연이기 때문. 조우진은 이를 ‘기적’이라고 칭했다.

“‘발신제한’ 포스터가 처음 공개된 날 소리 없이 울었어요. 그날 바로 우진 인사이드 팬카페에 들어가 글을 적었어요. ‘홍보도 하고 개봉을 하게 됐다. 지금부터 펼쳐지는 모든 일들은 1999년 50만원 들고 상경한 저로서는 기적’이라고요”

‘발신제한’은 조우진에게 기적이자 도전이었다. 처음으로 카 체이싱 연기를 해야 했고, 극의 특성상 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상반신 연기’에 몰두해야했다. 촬영이 끝나고 고혈압을 얻을 만큼 조우진은 성규의 긴장감에 동화됐다.

“악몽을 자주 꿨어요. 매일을 못 잤고요. 긴장, 공포, 당혹, 부담감을 안고 촬영을 하다 보니 잠을 자다 경기를 하며 깬 적도 있었죠. 현장에서는 내 정신인지 아닌지 모를 정도로 촬영이 금방 지나갔어요. 촬영이 끝나고 ‘누가 잡아주지 않으면 털썩 주저앉아버리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극한의 상황에서 나오다 보니 조우진이라는 사람의 몸이 어떤지, 정신은 괜찮은지, 온전한 정신과 마음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도 했어요. 이번 키워드가 거의 혈압, 기적이네요(웃음)”

조우진은 성규 역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 위기를 맞은 가장을 표현해냈다. 성규는 가족을 위해 일하는 성실한 가장이지만 한편으로는 가족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는 인물. 그러던 중 폭탄 위협을 받고 생사가 오가는 추격전을 펼치게 된다. 성규는 추격에 사활을 걸었다. 자신의 차에 딸과 아들이 탔기 때문. 성규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끝을 알 수 없는 도심 속 레이싱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의 조우진, 이재인의 부녀 호흡은 추격전보다 더 큰 울림을 선사한다.



“저는 딸 바보, 똥멍청이에요. 딸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 일을 하는 거죠. 딸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순간부터 같이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요. 그게 너무 속상하고 미안해요. 고마운 마음도 계속 교차하죠. 그런 마음을 장면에 담아보자고 생각했어요. 상대배우 재인 양이 너무 고생했어요. 극중 재인 양이 쫓기다 잠시 쉬어가는 장면에서 제 얼굴을 보고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대사를 해요. 심장을 팡 때리는 거 같았죠. 제 딸이 아니었으면 그 감정을 표현하지 못했을 거에요. 딸에게 너무 고마워요”

첫 단독 주연이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언론시사회 이후 조우진의 연기력을 극찬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인기를 실감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우진은 조용히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려도 될까요? 더한 반응이 오면 도망가고 싶을 거 같아요. 홍보는 하고 도망갈게요(웃음) 감사합니다.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여느 작품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조우진. 그럼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조우진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칭찬은 없는지를 물었다.

“여러분들께서 해주세요. 전 못하겠습니다. 전 제 자신에 관대하지 못해요. 배우 형 누나들이 ‘자학에 가깝다. 그러지 말라’고 하세요. 전 저에 대한 기준을 점점 더 높이고 싶어요.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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