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찬 감독. 사진제공 | KOVO
흥국생명 구단은 2일 “태광그룹 흥국생명배구단 핑크스파이더스가 단장과 감독을 동시에 사퇴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권순찬 흥국생명 감독은 이날 구단으로부터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김여일 흥국생명 단장도 함께 물러났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4월 권 감독을 선임할 당시 “흥국생명을 새롭게 바꿀 적임자로 판단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권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흥국생명은 환골탈태했다. 지난 시즌 6위에 그쳤으나, 전열을 빠르게 재정비해 이번 시즌 우승 후보로 거듭났다. 권 감독이 올 시즌 복귀한 베테랑 김연경 등과 합심해 팀을 재건한 결과다.
권 감독의 해임을 납득하지 못하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 감독과 헤어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완곡하게 표현했지만, 경질에 대한 변명일 뿐이다. 이에 선수들도 크게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V리그에는 바람 잘 날이 없다. OK금융그룹은 지난달 27일 조재성이 병역비리에 연루돼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구단에 자진 신고했다고 밝혔다. 조재성은 구단이 해당 사실을 발표한지 하루 만인 28일 밤 소셜미디어(SNS)에 사죄문을 써 혐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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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 V리그는 흥행몰이에 한창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린 지난 시즌보다 흥행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다. 여자부에선 김연경이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구름관중을 몰고 다녔다. 권 감독과 선수들 역시 팬들의 열띤 응원에 “흥이 나 더 잘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반겼다.
그러나 구단과 일부 선수의 납득하기 힘든 선택이 V리그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팬들도 이번 일로 적잖이 실망했다. 올스타전을 앞둔 V리그에는 달갑지 않은 소식들이다. 올스타전은 29일 흥국생명의 안방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