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박희순 아들의 죽음에 숨은 반전이 드러났다.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연출 김문교, 극본 류보리) 8회에서는 김혜주(김현주 분)와 남중도(박희순 분) 갈등이 그려졌다. 성범죄 피해자의 진실 규명과 명예 회복을 위해 법률 개정에 돌입한 남중도, 이로 인해 가해자와 그 가족에 들끓는 여론으로 또다시 비극이 벌어질까 걱정하는 김혜주의 ‘트롤리 딜레마’ 문제에는 여전히 정답이 없었다. 그런가 하면 남지훈(정택현 분) 사망 현장에서 사라졌던 휴대폰이 발견돼 김수빈(정수빈 분)과 나눈 마지막 메시지에 미스터리를 증폭시켰다.
이날 김혜주는 최기영(기태영 분)과 단둘이 만났다. 아내 진승희(류현경 분) 모녀와 김혜주가 진승호(이민재 분) 일로 복잡하게 얽혔다는 걸 알면서도, 그동안 최기영은 제3자의 입장에서 함부로 선뜻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갑자기 먼저 연락을 해온 그는 김혜주에게 과거 일에 대해 사과해 달라고 부탁했다.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도 아무 잘못이 없다는 것도 잘 알지만, “자식 잃고 가족 잃고 남은 사람들의 고통”에 호소하며 진승희와 이유신(길해연 분) 모녀의 상황을 나아지게 할 수 있는 건 바로 그 사과뿐이라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최기영을 만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김혜주의 심란한 마음만큼이나 날도 궂었다. 버스 창밖으로 쏟아지는 비를 본 그는 집으로 가던 도중 내려 책 수선실로 향했다. 한 걸음 내딛기조차 힘들 정도로 비바람은 거셌다. 바로 그때 저 앞에서 김수빈이 걸어오고 있었다. 이미 비에 흠뻑 젖은 모습이었다. 그는 비가 많이 오면 책 수선실에 직접 들러 살핀다고 했던 김혜주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책 수선실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다. 김혜주는 아무 대답 없이 김수빈을 안았다. 이어 “누가 나 때문에 잘못되는 거, 더는 바라지 않아. 잘못되면 안 돼. 너도, 네 아기도”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얼마 전 병원에서 계류유산 판정을 받았던 김수빈은 이를 사실대로 말할 수 없었다.
그런가 하면 딸 남윤서(최명빈 분)가 이야기한 ‘트롤리 딜레마’는 김혜주 자신의 문제로 다가왔다. 현여진(서정연 분)에게 과거의 일을 눈물로 고백하면서, 한편으로 아들을 잃어보니 가해자 부모들의 심정도 이해된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김혜주는 현여진과 대화 도중, 남중도가 뉴스에 출연해 기름집 할머니 조귀순(원미원 분)의 극단적 선택 시도를 언급한 사실도 알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온라인 뉴스 댓글은 가해자인 명문 의대생 부모에 대한 악성 댓글들로 가득했다.
그날 밤 김혜주는 남중도에게 그가 TV에 출연해 기름집 할머니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서 명문 의대생 어머니도 악플로 인해 죽으려 했었기에 이번 일이 다시 불을 지필까 걱정했다. 남중도는 “다 할머니랑 손녀 생각해서 한 것”이라고 조귀순의 허락을 구했다고 밝히며, 김혜주가 왜 가해자 쪽에 이입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는 단지 남겨진 가족의 고통을 생각한 것이었다. 결국 “나는 비극이 또 반복될까 봐 너무 무섭고 두려워”라며 더는 일을 키우지 말라는 김혜주의 요구에도, 남중도는 그와 약속한 법률 개정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더 큰 것을 위해선 어쩔 수 없잖아. 작은 쪽을 희생시킬 수밖에”라고 쐐기를 박는 남중도에 김혜주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방송 말미에는 충격적인 반전이 밝혀졌다. 분명 남중도가 아들 남지훈의 사고 이후, 경찰이 찾지 못했다고 이야기한 휴대폰이 발견된 것. 그것도 남중도의 서재 서랍 깊숙한 곳에서 이를 찾아낸 김혜주는 혼란스러웠다. 이보다 더 큰 비밀은 휴대폰 안에 숨겨져 있었다. 바로 남지훈이 김수빈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였다. ‘헤어지잔 소리 절대 하지 마’로 시작된 남지훈의 메시지는 ‘죽어버릴 거야’란 짧은 한마디로 끝이 나 있었다. 이어 장우재(김무열 분)에게 “지훈이가 걔 때문에 죽었잖아”라고 말하는 의원실의 남중도, 그리고 아들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는 사실에 패닉 상태가 된 김혜주의 모습이 교차하며 소름을 유발했다. 과연 남중도, 장우재가 모든 것을 알고도 숨긴 이유는 무엇인지, 김수빈과 남지훈 사이에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주목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