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세영의 어쩌다: ‘이따금 어째서 왜?’로 시작된 이슈 뒤집어 보기. 전체 맥락, 행간을 짚어내고 분명하게 메시지를 담아내는 코너.
전대미문의 파문을 일으킨 이들은 복귀하고, 정작 회사는 구조조정이란다. 실소가 터져나오는 CJ ENM이다. 동아닷컴 취재 결과,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 투표 조작으로 물의를 일으킨 안준영 PD가 CJ ENM에 재입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안준영 PD는 ‘프로듀스’ 시리즈 시청자 투표 조작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시청자 투표 조작 논란 당시 성접대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런 안준영 PD가 옥살이를 마치고 출소 후 2021년 11월 출소해 이번에 다시 CJ ENM에 복귀했다.
이에 대해 Mnet 담당 부서인 CJ ENM 음악사업부는 3일 동아닷컴에 “안준영 PD가 지난해 퇴사했다가 이번 재입사했다. 4월 재입사해 출근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준영 PD와 같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한 김용범 CP 역시 2021년 7월 출소 후 지난해 회사로 복귀했다. 사실상 ‘프로듀스’ 사태 원흉이자 문제적 연출자들이 다시 친정인 CJ ENM으로 돌아온 상태다.
문제는 CJ ENM이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두 사람 복귀가 알려졌다는 사실이다. 멀쩡히 잘 다니던 회사에서 쫓겨나거나 관련 없는 부서로 배치됐다는 소문이 흉흉한 상황에서 정작 회사는 회사 이미지에 먹칠한 두 사람을 받아줬다는 점에서 경악스럽다. 물의를 일으켜 퇴사한 인물을 재입사까지 시켜줘야 했느냐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방송가에서는 CJ ENM을 두고 “잘 나가던 CJ 시절은 이제 없다”고 입을 모았다. 크리에이터로서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빨리 ‘탈 CJ 러시’다. ‘상암골 횡단보도 이직’이라는 말처럼 주변 방송사와 제작사, 레이블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CJ ENM 내에서 레이블을 설립해 최대한 회사 입김이 덜한 곳으로 피하자는 목소리도 나오는 모양새다.
비 제작부서 직원들 역시 분위기는 흉흉하다. 또 언제 입맛대로 인사이동을 단행해 원하지 않는 부서나 그룹 계열로 밀려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의도치 않게 탈출에 성공한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CJ ENM은 실형을 선고받고 옥살이한 이들에게는 자비를 베풀고 있다. 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콘텐츠와 콘텐츠 소비 생태계를 이해하지 못하는 현 경영진 문제일까, 아니면 CJ ENM 자체가 그동안 속으로 곪던 문제를 밖으로 분출하는 중일까. ‘미디어 공룡’이라던 CJ ENM은 ‘미디어 생태계 교란 종’으로 전락 중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