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종세상’에서는 조류학자 윤무부가 뇌경색 투병 중인 근황을 전했다.
지난 11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새 박사’로 유명한 윤무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17년째 뇌경색 투병 중인 그는 우측 편마비로 왼팔만 움직일 수 있었지만, 전동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여전히 새를 찍으러 다니고 있었다.
윤무부는 “겨울에 추운데 두루미 보러 갔다가 뇌경색이 와서 오른손을 못 쓴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내는 “서 있기도 어렵다. 저거(보행기) 없으면 집에서 못 걸어 다니고 나가서는 전동차 없으면 안 된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아내는 “내가 먹는 거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줄 테니까 나가지 않는 게 좋겠다. 새가 당신을 잡았다. 아픈 것도 새 때문이고 저번에 양수리인가 뒤로 굴러서 죽을 뻔하고”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그러나 윤무부는 “내가 조심할게. 근데 새가 나를 기다린다”라며 여전한 새 사랑을 보였다.
윤무부는 지난 2006년 강원도 철원에 갔다가 추운 날씨 탓에 뇌경색이 왔다. 그로부터 17년째 투병 중인 것.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메스껍고 토할 거 같고 어지럽고. 대개 약 먹을 땐 괜찮은데 그날은 (약 먹어도) 말을 안 들어. 응급실에 가니까 (의사가) 박사님 너무 늦었다더라. 뇌경색은 3시간 이내에 와야 고친다. 근데 나는 3일 만에 가니까 의사들이 고개를 흔들어. 온몸이 마비되면서 말이 안 나왔다. 온 몸이 마비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윤무부의 상태는 시한부 판정을 받을 정도로 심각했다고.
윤무부의 아내는 "5년 동안 힘들었다. 맨날 새 보러 다니던 분이 갑자기 병원에 있으니까 화를 그렇게 많이 냈다. 병실에서 쫓겨나고 엄청 예민했다. 돌아다니질 못하고 병원에 있으니까 스스로 한심했을 거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재 윤무부는 새를 봐야겠다는 일념으로 운동을 했고,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몸을 회복했다. 그는 “나는 새 없으면 못 산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오른쪽도 못 쓰고 왼쪽도 약간 마비됐지만, 1년 동안 콩 100개를 하루 종일 젓가락으로 집어서 옮겼다. 나 고생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아내는 “뇌경색 앓고 나서 얼마 안 됐을 땐 혀도 굳어서 말을 잘 못했다. 지금은 많이 잘하신다”라고 말했다.
특히 아내는 남편의 투병 중에도 전국을 돌아다니며 새를 보게 해줬다. 윤무부는 “미안하다. 화장실도 못 가지. 목욕시켜 주지. 옷 갈아입혀 주지. 우리 아내한테 고맙다”고 밝혔다.
사진=MBN '특종세상'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