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아저씨’, 영화 ‘럭키’ OST로 유명한 ‘그 사나이’를 부른 원조 가수 허윤정이 근황을 전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 허윤정이 출연했다. 허윤정은 80년대에 전성기를 누린 가수로 그 당시 지금의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돌연 활동을 중단하고 35년간 연예계에서 만날 수 없었다.
‘특종세상’에 얼굴을 내민 허윤정은 친언니 허순자 씨와 함께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허 씨는 “함께 한 지 벌써 15년이다. 한편으로 마음이 짠하다. 그렇게 화려했던 애가 식당을 할 때 마음이 무척 아팠다. 하지만 이 상황에 적응해야 하니까 독하게 시켰다”라고 회상했다.
허윤정은 6살 때부터 노래를 시작해 9살 때 앨범을 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함중아에게 ‘그 사나이’ 곡을 받고 발표했다. 메가 히트급 사랑을 받은 그는 이어 ‘관계’까지 성공시켰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디스코풍의 노래는 저밖에 없었다. 수입은 괜찮았다. 무대를 하루에 열다섯 군데 정도 뛰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윤정은 돌연 자취를 감추고 만다. 이유는 결혼. “그때 나이가 서른이 돼가는데, 결혼할 것이냐 아니면 방송하며 노래할 것이냐 하는 갈림길에 서 있었다”며 “그때는 철이 없었다. 결혼 생활을 하고 방송을 중단했다. 사실 아이를 먼저 가지는 바람에 활동을 중단했다”고 고백했다.
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내로 엄마로 살게 됐지만 허윤정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전 남편의 사업 실패로 그의 삶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허윤정은 “모든 게 밑바닥까지 갔다. 강물에 빠져 죽고도 싶고 산에서 떨어지고도 싶었다. 별생각을 다 했지만 아이들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아이들 생각에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다짐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 초반에는 매우 부유하게 살았다. 100평이 넘는 집에 일하시는 아주머니도 있었고, 차도 외제 차를 탔다. 없는 게 없었다. 하지만 전 남편의 사업이 안 됐다. 다른 짓도 좀 했겠지. 그 여파로 몇백억 원의 재산을 날렸다. 그래서 이혼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혼 후 단칸방에서 연년생 남매를 홀로 키운 허윤정은 밤낮으로 일했다. 그는 “안 해본 거 없다. 간병인도 해봤다. 할머니 똥오줌도 내가 받아줬다. 잘 곳이 없어서 일부러 밤에 하는 아르바이트를 찾아다녔다”며 “마음의 고생이 많았는데 그거를 다 잊고 아이들하고 아주 힘들게 살았지만 이제야 빚도 다 정리했다. 다시 가수의 꿈을 꾸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다.
친언니 허 씨는 동생이 다시 꾸기 시작한 가수의 꿈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산소를 함께 찾은 뒤 동생의 가수 활동을 허락했다. 허윤정은 “언니가 없으면 노래를 못한다. 언니가 승낙을 해주니까 할 수 있다. 너무 고생한 나를 위해 살고 싶다”며 가수 복귀에 대한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사진= MBN ‘특종세상’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